금융회사’크레딧 카드 ‘마케팅 후끈

판촉 캠페인 재개

금융회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중단해왔던 크레딧카드 판촉 캠페인을 재개하고 있다.
 
크레딧카드는 위기발발 이전의 경우 은행의 전체 수익중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캐시카우’의 역할을 해왔지만 금융위기 발발 이후 소비자들의 신용이 악화되고 연체가 늘자 오히려 적자산업의 표상으로까지 인식됐었다.
 
따라서 크레딧카드 판촉 캠페인의 재확산은 은행들이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카드 발급을 꺼렸던 신용도가 낮은 소비자에 대해 다시 발급을 추진한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HSBC는 올해 3분기에만 신용도가 낮은 소비자 그룹에 크레딧카드 신청서 양식을 담은 판촉 우편물을 1600만장 이상 발송했다.
 
또 씨티그룹은 1400만장, 디스커버는 1000만장 가량을 보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캐피털 원의 경우 2200만장을 발송해 작년 동기의 50배에 달했다.
 
시장 리서치 업체인 시노베이트 메일 모니터의 집계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올해 말까지 25억장의 크레딧카드 판촉 우편물을 발송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판촉 우편물에 대한 회신도 크게 늘고 있다. 신용도가 낮은 고객중 4%가량이 카드 발급을 신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통상적인 판촉우편물에 대한 회신율의 10배 수준이다.

하지만, 은행이나 크레딧카드 업체들이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무분별하게 크레딧카드를 발급하려는 것은 아니다.
 
풍부한 수익을 창출했던 크레딧카드 사업에 대한 향수 때문에 판촉에 다시 나서고는 있지만, 발급 기준을 예전보다 엄격하게 강화했고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 대해서는 금리와 연회비를 인상하는 등 손실 가능성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캐피털 원은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 대해서는 금리 18% 이상, 연회비 50달러 이상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원금이 집값보다 더 커져 버린 ‘깡통주택’을 포기해 신용이 악화된 ‘전략적 파산자’ 또는 신용도는 양호하지만 경기침체로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이른바 ‘첫 파산자’ 등을 악성 채무자로부터 선별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크레디트닷컴의 소비자교육 담당인 존 울지머 사장은 “금융회사들이 위험도가 높은 채무자들에게 다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지만, 크레딧카드 업체들의 고객분석작업을 지원하는 FICO의 임원인 브래드 졸슨은 “업체들은 높은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제환 기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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