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경기침체로 한인 보험업계가 최악의 침체기를 맞고 있다. 한인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최근들어 한인 고객들의 보험상품 구입이 크게 줄면서 급격한 매상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인 가정마다 소득감소로 인해 생명보험 등 당장 불필요한 보험상품을 해약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고 신규 가입자도 가장 저렴한 상품만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한인타운내 대형 보험업체인 A모사의 경우 최근 6개월 사이 에이전트가 10명 이상 감소했다. 지난 수년간 불황을 모르고 성장을 거듭, 여러명이 함께 한책상을 공유해 왔던 A사의 사무실은 책상마다 주인을 잃고 텅 빈 상태다. A사의 K대표는 “원래 보험업계의 이직률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들어 에이전트직을 그만두는 경우가 2배이상 급증했다”며 “에이전트 재교육과 인센티브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중이지만 기본급이 없는 보험업계 특성상 다수의 에이전트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의 침체는 LA 지역에서 멀어질수록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LA한인타운서 30마일 이상 떨어진 외곽지역의 경우 에이전트의 숫자 및 실적 감소세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50마일 이상 떨어진 팜데일, 랭캐스터, 코로나,리버사이드, 필란, 빅터빌, 테메큘라, 온타리오 등지에서 활동하던 한인 에이전트는 최근 2년새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리버사이드 지역을 담당하는 한 에이전트는 “부동산 버블과 함께 한인 인구가 급증할 당시 가능성을 보고 이 지역에 들어왔지만 경기침체로 한인 인구가 급감, 요즘은 생활비 벌기도 어렵다”면서 “개솔린값 마저 뛰어올라 하루하루 교통비용을 감당하기도 벅차다”고 말했다. 샌페르난도 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험 에이전트 김모씨는 “지역에서 이탈하는 한인들이 늘고 거주 한인들 조차 씀씀이를 크게 줄이면서 매월 소득이 감소해 올해만도 전년 동기 대비 수입이 30%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생명보험과 관련해 해약하겠다는 문의가 압도적으로 많고 필수 가입보험인 주택과 자동차 보험 역시 보상 규모를 줄이겠다는 문의가 많다며 새로운 보험 가입 문의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배우자의 수입으로 겨우 생활을 유지하고 있어 타 업종으로의 전환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팜데일에 거주하는 보험에이전트 양모씨 역시 “최근에는 보험 해약 혹은 플랜 변경 문의가 대부분이어서 전화기를 들기가 겁난다”고 털어놓으면서 “신규 가입자들도 경제적 부담이 가장 적은 기본 플랜 이외에는 계약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최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