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어있는 주택(미판매, 포기 주택 ,비 주거용 주택 모두 포함)의 비율이 13%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로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미 주요지역의 주택가격도 또다시 하락했다. 미 인구조사국 센서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빈 채로 남아있는 주택의 비율이 1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7년 조사 당시의 12.1%에서 0.9% 높아진 수치다. 메트로 스터디의 수석 경제학자인 브래드 헌터는 “빈 주택의 수가 상승하는 것은 곧 공급의 증가를 의미하며 이는 주택 가격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주택 가격 하락 이외에도 범죄율 상승, 경관 손상, 로컬 비즈니스 침체 등 다양한 부작용도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빈 잡에 압류를 통해 매물로 나온 주택까지 더 해질 경우 미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고 분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비영리 시장조사업체 ‘센터 포 리스폰서블 렌딩’은 올해 매주 5만채의 주택이 압류될 것이라며 올해에만 압류 주택의 수가 240만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컬럼비아 대학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역시 “2008년 지금까지 압류 주택의 수는 700만채를 넘어섰다”며 “여기에 올해 200만 채가 추가돼 900만 채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빈 주택과 압류 주택이 증가하며 미국 대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도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이하, S&P)는 29일 미국 20개 대도시 지역의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1월 S&P/케이스-쉴러 지수가 전년동기 대비 3.1%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1하락률 2.4%보다 높은 수치며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2%와 비슷한 수준이다. 20개 도시중 18개 도시는 주택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애리조나 피닉스는 9.1%나 감소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이번 센서스 조사와 케이스-쉴러 지수에 대해 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폴 비숍 부회장은 “센서스가 빈 주택으로 구분한 매물 중 상당수는 사무겸용 혹은 휴가용 주택으로 빈 집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센서스의 발표가 자칫 미 주택의 실제공실률이 10% 이상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각 지역 부동산 중개인들 역시 “차압주택과 휴가용 주택은 관리 상태가 엄연히 다르다”며 비숍 부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했다.실제 부유층들이 휴양 목적으로 다수의 세컨드 홈을 소유하고 있는 메인(22.8%),버몬트(20.5%),알래스카(15.9%) 등 일부 주는 비어있는 주택의 수가 타주 대비 월등히 높지만 전문업체의 서비스하에 리조트 수준이상의 관리 상태를 유지하고있다.실제 공실률도 이 수치에 1/2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부동산 침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네바다(11.4%), 캘리포니아(9.2%), 플로리다(10%), 애리조나(10.7%) 주는 비어있는 주택의 비율이 전미 평균 이하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비어 있는 주택의 비율이 가장 낮은 주는 커네티컷( 7.9%)으로 집계됐다.
최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