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격적인 행장 교체를 결정했던 한인 이사들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유리방안으로 숨으려고만 할 뿐 수많은 한인고객과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31일 공표된 보도자료는 최 행장의 임기가 3월말로 종료됐고 연임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만 밝혔을 뿐 아무런 배경 설명이 없었다. 은행측은 최 행장이 스스로 물러났는지, 아니면 이사회에서 연임불가를 결정했기 때문인지에 대해서 “말 할 수 없다”며 입을 굳게 닫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날 오전에 열렸던 이사회에 참석한 한인 이사들은 기자들의 면담 요청에 만남 자체를 거부했고 데이빗 맥코이 행장대행이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알려줄 수 없다”, “나는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했을 뿐이다. 맥코이 행장대행은 ‘최 행장이 사임한 것인가 아니면 경질된 것인가’란 질문에 대해 “모두 아니다. 보도자료서 밝힌 것처럼 임기가 끝난 것이고 연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 이상은 할 얘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사임도 경질도 아니라면 임기가 남겨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장대행을 선임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나는 잘 모른다. 최 행장은 떠났고 이사회서 내게 그 일을 맡겨서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시종일관 ‘모르쇠’만 거듭했다. 곧 내보내겠다던 공식 발표가 늦춰진 것에 대해 ‘혹시 최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기를 기다린 것이 아니냐’란 질문에 맥코이 행장대행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최 행장이 사임했다기 보다는 이사회가 미리 연임불가를 결정하고 계약 만료를 기다렸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이처럼 은행측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행장 교체와 관련, ‘개인적인 일이어서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잘랐다. 한인 고객과 주주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을 알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우리는 그런 의무가 없다는 식이다. 은행설립 자본금 중 절대 액수를 한인타운에서 조성했고 또 한인고객 비중이 60% 를 넘는 현실임에도 커뮤니티 은행 답지 않은 알수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커먼웰스측의 이상 행보를 놓고 타운금융권에서는 항간에 떠돌던 ‘한인 이사들의 갈등설’이 큰 설득력을 얻으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재 타운에 퍼지고 있는 갈등설은 최 행장의 연임여부를 논의하던 중 일부 이사들이 의견 대립을 했고, 그 과정에서 황모 이사가 사직하는 등 한인 이사들끼리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게 주된 내용이다. 이사들의 갈등이 아니고서야 후임자 내정이나 향후 대책도 없이 어떻게 행장을 내보낼 수 있는가란 원천적인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모 은행의 이사장은 “이미 적지 않은 정보가 나돌고 있는데 유독 커먼웰스의 한인 이사들만 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면서 “마치 남들이 다 쳐다보고 있는 유리창 안에서 그들만의 회의를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