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스닥상장 한인은행을 상대로한 로펌(법률회사)들의 소송 추진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은행마다 소송 대응에 따른 법률 비용의 지출 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특히 상장기업들은 반드시 중대한 경영 상황이나 분기 결산을 공표해야 한다는 점을 악용, 조그만 틈을 보이기만 하면 집단소송 전문 로펌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7일 펜실베니아주 벤살렘에 본사를 둔 하워드 G. 스미스 로펌은 윌셔은행이 연방증권거래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조사하기 위해 윌셔은행에 투자한 주주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 로펌은 11일 윌셔은행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시작한다며 소장을 법원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LA소재 로펌인 그랜시 빈코우 & 골드버그 LLP가 연방법원 캘리포니아 센트럴지법에 윌셔은행의 지주사인 윌셔뱅콥과 전·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손실 회복을 위한 집단소송을 접수시켰다.
　
윌셔는 지난 1월24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3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지난달 16일 내외부 감사를 실시한 결과 4분기에 1030만달러의 추가 손실이 있었다고 수정발표했다. 이로인해 윌셔의 주가는 다음날 9.25% 떨어져 투자자들을 불안케 했다.　

따라서 로펌들은 이번 수정발표로 인해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를 내세워 이 발표를 하기 까지 언더라이팅, 리뉴얼 등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면이 있었으며 내부 조직과 재무 관리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윌셔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거나 소장을 접수한 전문 로펌들이 무려 5곳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나라와 중앙이 합병 합의 발표를 하자마자 로펌들이 중앙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10여개에 달하는 로펌들이 중앙의 주가가 실제 평가액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이유를 들어 경영진과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에 참여할 주주 모집에 나선 것이다. 또 지난해에는 한미은행에 대해 한 주주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 상장한 한인은행들이 소송에 휘말리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미국의 법률제도상 일단 제소 당할 경우 법적 대응을 하느라 예기치 못한 법률 비용의 지출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인은행들은 심각한 경영부진을 겪느라 고육지책으로 감원, 예산 삭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비용 절감을 단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큰 비용부담을 주는 소송은 커다란 골치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법 전문 변호사들은 “합병 발표나 경영 실적 부진 등에 전문 로펌들이 표적을 삼고 있기 때문에 상장법인들의 대외발표 및 공시 등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경영진과 이사진은 불필요한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