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담보대출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로 하자 주택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정액 이상 고가주택의 모기지 대출에 대해 올 여름부터 당국에서 보증을 해주지 않기로 하면서 주택구입 수요가 줄어 안그래도 부진한 주택 경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주택수요가 줄자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주택 매입자의 모기지 대출금에 대한 정부 보증한도를 늘렸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등 이른바 부자 동네에서는 새 모기지 대출이 있을 경우 정부에서 최고 72만9천750달러까지 지급보증을 해줬다. 하지만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국민세금으로 고가주택 매입자의 대출금에 대해 보증혜택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일었고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보증제도를 축소할 계획이다. 정부 보증을 기대할 수 없게되자 당장 시장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중개인인 릭 델 포조씨는 “(대출보증이 사라질 경우) 가격 하락과 주택압류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 보증을 받을 수 없게되면 대출을 못받게되는 수요자들이 생겨 집값 하락이 예상되지만 민주, 공화 양당은 국민 평균 수준 이상의 고가주택 수요자들을 위해 정부에서 보증을 계속 해줄 수는 없다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고가주택의 경우 대출이 더욱 어렵게 되고 대출비용도 올라갈 전망이다. 전 재무부 차관보로 현재 미시간 로스쿨에서 강의하고 있는 마이클 바르씨는 정부의 지원 축소는 많은 지역에서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기준선을 간신히 넘는 사람들이 늘 있게 마련인데 이들이 곤경을 겪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전역에서 부동산 시장은 심각한 거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금융기관에 압류되는 것을 제외하면 집을 도저히 팔 수 없는 지경이다. 경기가 안좋다보니 신규주택 건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료조사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가격은 7.5%나 떨어졌다. 연방정부는 작년에 신규 모기지 대출 10건 가운데 9건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줬다. 부실대출로 인한 손실도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 메이의 경우 지난주에 추가로 62억 달러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긴급구제자금으로 1천억 달러가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지급보증에서 발을 빼는 것이 혜택을 계속 유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보증기준을 낮추려고 하자 집값이 비싼 동네 주민들은 단지 비싼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정부로부터 징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플로리다로 이주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몬테레이 주택을 84만9천달러에 팔려고 내놓은 레인 랜덤씨는 “대출정책을 조절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정부로부터 불합리하게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