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전산망 보안 강화해라’

해킹 피해 대상이 미국의 대기업에 이어 은행권으로 확산되자 금융당국은 각 은행들에게 보안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쉐라 베어 의장은 “은행 전산망에 대한 새로운 보안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며 일부 은행들의 경우 고객이 온라인으로 로그인할 때  보안성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에앞서 씨티그룹은 정체불명의 해커들이 자사 전산망에 침투해 20만명 가량의 미국 및 캐나다 신용카드 사용자에 대한 계좌번호 등 정보에 접속했다고 8일 저녁 발표했다.  씨티는 계좌번호 이외에도 이메일 주소 같은 고객 연락처 정보도 해커에 노출됐지만 고객의 생일이나 사회보장번호, 신용카드 만기일 같은 다른 신상 정보들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빗카드에 대한 정보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씨티의 최근 사업보고서에 신용카드 사용자가 2100만명으로 나타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고객은 전체 신용카드 고객의 1% 정도다.
 
이번 씨티의 피해는 아주 적은 규모이고 은행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분야 보다 강력한 보안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해커들의 접근도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적인 해커들의 공격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요구한 것이다.
 
FDIC 베어 의장은 은행들이 전산망 보안에 보다 많이 투자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며 “해킹이 마치 낙타 등에 빨대를 꽂으려는 것과 같이 무모한 짓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보안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씨티그룹이 지난달 초 이번 해킹 사실을 발견했으면서 해킹 사실을 뒤늦게 발표한 것에 대한 논란이 일자 서둘러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 농협 전산망 붕괴 사건에 이어 미국에서도 은행권 해킹 발생하자 한인은행들의 보안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대두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한인은행 전산망이 해커들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적고 전문업체에 용역을 주고 있는 만큼 해킹 피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은행의 경우 자체 관리를 하지만 한인은행들은 전문업체를 이용하는데 이들 업체들은 여러 은행들의 정보를 관리하기 때문에 대형은행 보다 더 강력한 감독 및 감사를 받고 있어 보안망이 뚫릴 가능성이 적고 대처도 신속하기 때문에 피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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