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부동산 획득 ‘전쟁’

IT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업들이 부동산 획득 전쟁이 치열하다.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IT 업계가 최근 호황을 누리면서 기업들이 뛰어난 인재를 뽑는 문제와 더불어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큰 사무실을 실리콘밸리의 제한된 구역에서 구하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사무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실리콘밸리의 부동산 가격도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다.
 
‘코니쉬 & 케리 커머셜’의 부동산 브로커인 벤 스턴은 “(실리콘 밸리 내) 마운틴뷰 지역의 임대료는 지난해 30% 이상 올랐고, 팔로알토는 이보다 더 치솟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사무실 수요가 많은 팔로알토의 경우 1년 전만 해도 월 임대료가 스퀘어 피트 당 3~3.5달러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5~6.5달러까지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들은 대중교통이 편리할뿐만 아니라 세련된 음식점과 술집 등이 집결돼 기업들의 사무실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FT는 부동산 경쟁에서 실리콘밸리의 거대기업과 신생기업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목격된다고 지적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굴지의 IT 기업들이 성장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실리콘밸리의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 일례로 애플은 지난주 쿠퍼티노 지역에 1백만 평방피트 규모의 ‘우주선 모양’새 사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도 늘어나는 직원수를 감당하지 못해 조만간 멘로파크의 거대한 새 건물로 이전할 예정이다.
 
건물주들이 구글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트인처럼 이미 상당 수준 성장해 믿을 수 있는 기업의 입주를 선호하는 것도 신생기업의 사무실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한다.
 
파일공유 기업인 ‘박스’의 그레그 스트릭랜드 기획운영실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사무실)을 발견하면 일주일 뒤 구글이나 그루폰이 그것을 사버린다”며 “우리는 신용카드 대신 스피드 카드(속도)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은 우리 같은 신생기업들에 정말 혹독하다”고 토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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