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1일 8월 기존 주택거래 실적이 503만채(연중 조정치 적용)를 기록해 전월 대비 7.7%,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의 전망치인 475만채를 상회한 것이지만 주택시장 정상화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600만채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블룸버그 통신이 74명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8월 기존주택매매는 450만~499만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기존 주택 거래가 늘어난 것에 반해 주택 중간가는 16만8300달러에 머물며 전년동기 대비 5.1%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8월에 기존주택 매매가 상승한 것은 투자자들이 차압 주택 증가로 인한 주택 가격 하락으로 구매를 늘인 것과 역대 최저치까지 하락한 모기지 금리 등 2가지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매물 종류별로 보면 숏세일이 전체 거래 물량의 31%를 차지한 가운데 생애 첫 주택 매매자 구매 매물도 전체 32%를 기록했다. 전액 현금 구매자는 29%로 집계됐고 투자자 비율도 22%에 달했다.
기존 주택 거래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택 시장은 최소 2015년까지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부동산 시장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설립한 금융기술업체인 매크로마케츠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00여명의 경제학자들은 미국 주택가격이 올해 2.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내년부터 2015년까지는 매년 1.1%의 완만한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만일 경제학자들의 이런 전망이 정확하다면 미국의 주택시장이 ‘잃어버린 10년(2005∼2015년)’에 직면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주택 가격이 현재까지 하락한 가격 중 일부분만 화복하게 되고 이는 곧 수백만명의 주택 소유자들의 순자산액의 손실로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 주택시장에서는 그동안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미 7조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모기지 대출을 받은 미국인 중 20%는 깡통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대형 주택 건설 업체 호브내니언 엔터프라이즈의 애러 호브내니언 최고경영자(CEO)는 “국내외에서 경제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래의 특정 시점에 주택경기가 호전될 것임을 암시하는 신호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WSJ도 최근 주택가격은 지난 2008년과 같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 시점에서는 약간의 추가적인 하락도 주택경기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주택 가격 하락은 대출금 상환 불능에 따른 주택경기의 리스크를 키우게 되고 은행들은 융자 기준 강화나 차압 매물 정리등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침체의 가장 큰 문제는 건설 직종 일자리가 사라지며 실업률 상승과 세수 감소 등이 발생 미국 경제회복을 저해하는 주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