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은행의 대출사고와 관련한 내막이 LA비즈니스 저널을 통해 공론화하자 한인 금융계가 온통 술렁거리고 있다. 윌셔은행 내부 관계자들은 전임 조앤 김 행장과 대규모 부실대출의 장본인인 전직 최고마케팅책임자 스티브 아민포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여전히 함구할 뿐 아니라 LA비즈니스저널의 보도 내용 자체에 대한 코멘트도 삼가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다른 한인은행들은 LA비즈니스저널의 대서특필 내용을 정리해 보도한 헤럴드경제 취재팀에 기사 영문 원본을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등 상황파악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여러가지 혐의 내용 가운데 조앤 김 전 행장과 이란계 대출책임자 아민포가 은행밖에서 리커스토어에 공동 투자하는 등 동업관계였다는 사실에 특히 경악하고 있다. ‘이해관계 상충(Interest Conflict)’이라는 대목에 가장 민감한 금융인의 직무윤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대출분야의 지휘감독자와 부하 직원이 어떻게 부동산거래를 주고 받고 별도 사업체에서 동업관계를 가질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러나 초점은 다른 데 있지 않다. 과연 그 부실 대출의 책임소재가 조앤 김 전행장과 아민포 전 마케팅담당자 단 둘에게만 있는 것일까. 아민포는 윌셔은행에 몸 담은 2001년부터 부실대출에 따른 안팎의 책임론에 밀려 퇴사한 2010년까지 혼자서만 무려 8억달러의 대출을 일으켰다. 그 결과 윌셔은행은 9천만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하며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나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4억2천3백만달러나 허공으로 사라지는 뼈저린 아픔을 겪었다. 가히 천문학적인 수준의 대출규모가 부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관리감독의 책임이 행장에게만 전적으로 있겠는가라는 의구심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윌셔뱅콥 이사진과 그 수장인 고석화 이사장, 그리고 조앤 김 행장의 전임자인 민수봉 전 행장에게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특히 민 전임 행장은 1999년 7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재직, 조앤 김-아민포로 짝을 이룬 대출실적 명콤비가 맹활약하던 시기에 최고경영자(CEO)였다. 민 전행장이 2007년 1월 ‘US뱅커’ 매거진에 의해 ‘경영실적 우수 25개은행’ 중 ‘톱10 CEO’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조앤 김-아민포 듀오의 눈부신 실적 덕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영업 일선에서 아민포가 동족인 페르시안 유태인들에게 결과적으로 마구잡이식 대출계좌를 열어주고, 조앤 김 당시 최고대출책임자는 그 계좌오픈 심사에 척척 결재사인을 해주는 동안 민 전행장은 무엇을 했을까. 평소 은행의 일상업무를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로 알려진 고 이사장은 또 무엇을 했을까. 과연 그들은 관리 감독의 계선에서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일까. 거의 10여년 동안 이뤄진 조앤 김-아민포의 협업 또는 동업관계가 은행 내부에서 전혀 문제시 되지 않았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 결과로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실은 물론 주류사회로부터 한인커뮤니티 은행이 도매금으로 신용도가 훼손된 책임을 어찌 두 실무자들에게만 전가할 것인지 진정으로 묻고 싶다. 27일 윌셔은행 알렉스 고 전무는 헤럴드경제가 26일자에서 1면 톱 제목에 사용한 ‘몰락’이라는 단어를 문제 삼아 항의전화를 했다. “윌셔은행이 몰락한 게 아니잖느냐”는 그의 시비는 일리가 있다. 몰락은 종결의 뉴앙스가 강하기 때문이다. ‘추락’이 보다 나은 단어선택이었을 법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은행의 고위간부가 기껏 단어 뜻 풀이로 입씨름하자고 시비를 거는 데서 윌셔은행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의 수준은 바닥을 보이고 말았다. 감히 요구한다. 윌셔은행은 사안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조앤 김 전행장을 계약기간 40여일 앞두고 지난 2월 18일 전격 사임하게한 경위와 이유부터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민수봉 전 행장시절부터 이뤄진 아민포 대출영업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덧붙여 이사진의 직무유기는 없었는지 살펴야 한다. 왜냐고? 윌셔은행은 공개된 상장기업이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와 소통해야하는 커뮤니티뱅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은행의 돈은 은행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덕준/발행인 겸 대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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