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안전자산 명성 회복하나

유럽의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하면서 금 시장에서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지난 2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 종가보다 48.10달러(2.9%) 오른 온스당 1,700.4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한 달여 만에 1,700달러대를 회복했다. 26일에도 금값은 유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12월물 금은 전날 종가보다 23.10달러(1.4%) 오른 온스당 1,72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금값은 이번 주에만 5.3% 상승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장중 한때 1,923달러까지 올라가 2,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지난 9월 들어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자 장중에 1,600달러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이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금을 포함한 대부분 자산을 팔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실제 지난 2개월 동안 금 가격은 대표적인 위험 자산인 주식과 함께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 간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등 유럽의 재정 위기 해결에 필요한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다시 금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증권·선물 거래업체인 MF 글로벌의 아담 클로펜스타인은 “금이 채권, 달러와 함께 상승하는 것은 시중 자금이 안전 자산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주가와 동조 현상을 보였던 금값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25일 EU가 재무장관 회담을 전격 취소해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나스닥 등 3대 지수는 1∼2%대의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금 가격은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의 위기 해결을 위한 EU 회원국들의 노력도 금 시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은행의 자본 확충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면 유럽 은행이 보유한 금을 팔 필요가 없어 금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WSJ는 분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금 가격이 올라가면 은, 백금, 팔라듐 등 다른 귀금속의 가격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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