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최근 몇 달째 유럽 상황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불확실성은 지난주에도 여전했다. 투자자들은 주 초반만 해도 이탈리아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정권교체의 지각변동이 이뤄졌다.
투자자들은 급변하는 정세를 비교적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화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한주동안 1.42%, S&P 500지수는 0.85%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28% 떨어졌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올 들어 4.98%, S&P 500지수는 0.49%, 나스닥 지수는 0.98%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9일 시장에서는 호재로 여겨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 표명에도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심리적 위험선인 7%를 웃돌면서 다우지수가 4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상원이 연금 개혁과 국유재산 매각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안정화 방안을 가결하는 등 긍정적인 조처를 하면서 대부분의 낙폭을 만회했다.
이탈리아에 비해 경량급인 그리스에서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과도 연립정부를 이끌 총리에 취임하면서 혼란 수습에 나섰다. 포르투갈에 의회도 2012년도 긴축 예산안을 잠정 승인했다.
뉴욕증시에서 11월은 `돈을 벌 수 있는’ 6개월의 출발선이다. 1950년 이래 다우지수는 11∼4월 6개월간 평균 7.5%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5∼10월의 상승률은 0.4%에 그쳤다.
이는 휴가철과 연말연시를 맞아 쇼핑객들이 지갑을 열어젖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11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들의 11월 심리 지수는 5개월래 최고였다. 톰슨 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가 전월의 60.9보다 높은 64.2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고 시장의 예상도 크게 웃돈 것으로, 주말을 앞두고 이탈리아 상원의 경제안정화 방안 가결과 함께 뉴욕증시의 주가를 밀어올리는 핵심적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주에는 지난달 소비지출 실적이 15일 발표된다. 월마트와 스테이플, 홈디포 등 미국의 대표적 소매업체들도 같은 날 최근 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제시한다.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회에 구성된 초당적 `슈퍼위원회’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합의 시한인 23일이 한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위원회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소식은 주가의 직접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핵심 변수는 아직 유럽이다. 시장에서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포르투갈 등의 재정위기가 언제 인접국으로 옮겨붙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레미 지린 수석 전략가는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려면 시장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의 국채가 안전하다는 확신일 생길 정도로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