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N 네이밍/로고 작업 박선욱 교수

박선욱
나라-중앙 통합은행인 BBCN뱅크의 네이밍과 로고 작업을 한 ‘ANDLAB’의 대표 박선욱 칼스테이트 롱비치 교수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NDLAB제공>

“8개월의 정성이 묻어 있는 결과물입니다”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통합은행인 BBCN뱅크의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과 로고 디자인 작업을 담당한 칼스테이트 롱비치대학 박선욱 교수는 “BBCN이란 이름이 단순해보이지만 그 뜻을 여러가지로 부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지난 4월부터 8개월동안 30여명의 스태프가 고민하고 애쓴 성과”라고 말했다.

여러 기업의 네이밍 및 로고 작업 경험이 풍부한 박 교수는 지난 1989년 브랜드 평가 및 분석, 네이밍, 로고 및 심볼 제작 등을 주 업무로 삼는 디자인회사 ANDLAB을 설립,오늘에 이르고 있다. ‘ANDLAB’이라는 회사이름은 ‘ART N Design’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ANDLAB은 이번 나라-중앙 통합은행 CI(기업이미지)작업 입찰 과정에서 한국의 쟁쟁한 디자인회사는 물론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체이스뱅크의 CI작업을 맡았던 글로벌회사들을 경쟁에서 제치고 이번 작업을 따냈을 만큼 경쟁력을 인정받았던 터이다.

나라-중앙 합병은행 네이밍과 로고 디자인은 한인 커뮤니티의 기업과 관련된 박 교수의 첫번째 작업이었다. 박교수는 “그만큼 부담도 컸고 특히 신생 회사가 아닌 합병 회사의 이름 및 로고 작업이어서 양쪽의 의견을 담아야 하고 평등하게 느껴지도록 해야했기에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평등한 느낌’과 관련, 박교수는 로고에서 중앙은행의 C와 나라은행의 N을 사용하면서 C는 앞쪽, 그리고 N은 그 위에 올려놓는 디자인으로 일대일 합병의 동등한 느낌과 균형감을 지켰다.

박교수는 “은행산업과 관련된 리서치를 지속적으로 했으며 양 은행의 이사들과 간부, 그리고 직원들과 주변 관계자들까지 100명이 넘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통해 통합은행이 가야할 방향과 의지, 비전 등을 충실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BBCN뱅크가 지녀야하는 특성을 이해하기 때문에 한국적인 것과 미국적인 것, 그리고 타 커뮤니티와의 관계까지 두루 감안해 동서양의 예술과 철학적 기반을 바탕으로 조합했다”는 박교수는 “로고는 조선시대 조각보와 서양 모던 아트를 결합했으며 색상도 동서양 문화가 갖는 특성에 따라 의미를 두고 작업했다”고 들려줬다.

한인들은 통합은행의 새 이름이 약자로 구성된 것을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이에 대해 박교수는 “BBCN은 단순한 약자가 아니다.BBCN이라는 4개 알파벳으로 이뤄진 것도 은행들의 이름을 리서치한 결과”라며 “보통 기업들의 약자나 이름이 두글자 또는 세글자가 많지만 이번에 4개 글자를 택한 것도 ‘HSBC’, ‘Citi’, ‘KPMG’ 등 은행 및 금융 산업 분야의 기업 이름에 4개 글자를 가진 사례가 많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알파벳 B나 M, S 등의 음운을 긍정적인 소리로 간주하는 음성기호학적 접근을 채택했음은 신선한 설명으로 와닿는다.

예상했던 대로 박교수 팀은 통합은행의 이름을 짓는 데 가장 오랜 시간과 공을 들였다. 트레이드마크 관련 데이타베이스를 이 잡듯이 뒤져 조금이라도 유사성이 발견되면 버리고 또 버리는 작업의 반복은 마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녹아웃 시스템을 적용하듯 치열했다고 한다.

“이번 작업을 계기로 한인사회 기업들과 보다 활발하게 교류하고 작업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박교수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기업이미지에 비중을 두기 시작한 한국의 기업들과도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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