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통합 성사될까

이번 주(12.5∼9) 뉴욕증시의 최대 관심은 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다.

그동안 뉴욕증시는 유럽 위기에 번번이 발목을 잡혀왔다. 유럽 위기의 불똥이 미국으로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럽 상황이 안정화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주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2년여 만에 가장 행복한 한 주를 보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종합지수 등 3대 지수 모두 7% 이상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 볼 때 다우지수는 2009년 7월 이래, S&P 500 지수는 2009년 3월 이래 최대 상승폭이었다.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유럽 은행들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조 합의가 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6개 중앙은행이 달러 스와프 금리를 현행 100bp(1% 포인트)에서 50bp(0.5% 포인트)로 낮추기로 한 지난달 30일 다우지수는 무려 490포인트나 폭등했다. 2008년 10월 이래 가장 큰 폭이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은 최근 이틀 연속 낮아지면서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EU 정상들이 구체적인 위기해결 방안을 내놓는다면 이는 연말랠리를 위한 최고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앞서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5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동,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통합 공동안 마련을 위한 협상을 벌인 뒤 공동안을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로 내놓는다.

독일은 그동안 ECB의 시장개입과 유로본드 도입 등을 반대해 왔는데, 재정통합은 독일이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

금융시장에서는 프랑스까지 번진 유로존 위기의 근본적인 대처 방안으로 ECB의 강력한 시장개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유로존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국제통화기금(IMF) 재원확충을 병행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구제금융 수단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CB의 시장개입은 이탈리아 등 위험국의 국채를 시장에서 무제한 사들이거나 대규모 양적 완화를 통해 자금을 푸는 방안 등을 뜻한다. ECB가 IMF에 대출을 제공해 위험국을 우회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유로본드 발행은 위험국들이 국가신용등급이 우량한 일부 회원국들의 신용을 빌려 자금을 조달한다는 의미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회원국들이 위험국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를 일부 부담하는 셈이다.

록웰 글로벌 캐피털의 피터 카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역할이 확대되면 유럽의 모든 문제가 치유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심각한 경기침체 위기에서는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가 별 소득 없이 끝난다면 연말랠리는 기대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EU 정상들이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 그동안 14차례나 만났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며 이번에도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놓는다.

재정위기 통합을 통해 유럽이 안정되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점차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미국에서는 소비와 고용지표가 일제히 호조를 보였다.

일자리 증가 폭이 확대되고 실업률이 3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최대 쇼핑시즌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매출, 자동차 판매 등이 대폭 늘어나 소비도 개선될 조짐을 보였다.

이로써 미국의 이중침체(더블딥) 우려는 많이 잦아들었고 이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번 주에는 5일 지난달의 공장주문 실적이, 8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이 발표된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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