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실망감’에 뉴욕증시 급락, 국제유가도 하락

8일 뉴욕증시는 유럽 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재정위기 국가들에 대한 국채 확대 매입 계획 부재와 독일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협의안을 거부했다는 소식 등이 겹쳐 급락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98.67포인트(1.63%) 하락한 11,997.7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26.66포인트(2.11%) 떨어진 1,234.35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52.83포인트(1.99%) 내린 2,596.38을 각각 기록했다.

8일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1%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편 것이다. 또 은행에 대한 장기대출(LTRO)의 만기를 현재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담보요건도 완화했다.

하지만 금리인하 등 대책은 이미 예고된 것이어서 증시에 대한 영향이 적었다. 이에 비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정부들과 ECB의 국채 매입 확대에 관한 합의가 없었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앞서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재정 위기에 대한 ECB의 역할 강화를 시사했고 시장에서는 유로존이 재정적자 기준을 어긴 회원국에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EU ‘안정 및 성장’ 협약을 개정하면 ECB가 위험국의 국채 매입을 늘릴 것으로 여겨왔다.

장 끝 무렵에는 EU 정상회의가 마련한 의제 초안을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의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돼 낙폭이 커졌다.

한편, 8일 국제유가도 국채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 방침을 부인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2.15달러(2.1%) 내려간 배럴당 98.34달러에 거래를 마쳐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최저가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60달러(1.46%) 하락한 배럴당 107.93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ECB가 금리를 인하하고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줄었지만, 유럽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계속됐다. ECB는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1%로 내렸다. 두 달 연속 금리 인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만기 3년짜리 장기 대출 지원 방안과 함께 A등급의 자산유동성증권(ABS)도 담보로 인정하는 담보 기준 완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지난주 국채 추가 매입을 시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은 ECB의 적극적인 국채 매입을 기대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주 유럽의회에서 유로존 정상들이 재정협약에 합의하면 국채시장에 공격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2만3천건 줄어든 38만1천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39만5천명 보다도 낮다. 금값은 하락했다. 2월 인도분 금은 전날 종가보다 34.90달러(2%) 떨어진 온스당 1,709.6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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