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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형은행들의 미국시장 진출여부가 다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한국의 대형은행의 지주사 회장들이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를 여러차례 내비치면서 이들 은행의 미국 진출 가능성도 적지 않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이전에는 한미은행에 관심을 보여 온 우리금융이 적극적이었다면 현재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도 미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달라졌다.
우선 우리금융은 지속적으로 한미은행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의 이팔성 회장은 최근 한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한미은행 인수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인수 무산이 됐지만 우리금융은 우리아메리카은행에 대한 정비작업도 어느 정도 마무리 하는 미국 감독국이 제시한 걸림돌들도 어느 정도 해소했기 때문에 재추진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한미은행의 증자에서 우리금융이 자회사인 우리투자금융을 통해 지분 4%를 인수한 것도 우리측이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미은행에 대해서는 하나금융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한인은행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한미은행이 인수를 놓고 우리금융과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한국외환은행을 인수했는데 외환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하는대로 미국 영업망 활성화 작업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한인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외환은행의 미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판단했으며 한인은행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은 3년 전 커먼웰스은행을 인수하려다 무산된 적이 있는데 이번 미국 시장 재노크에서는 보다 큰 은행과 넓은 영업망을 지닌 은행을 찾을 것으로 보여 한미은행이 그 대상에 가장 가깝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도 미국 진출을 위해 실질적인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의 어윤대 회장은 지난달 한국의 한 행사에서 금융위기가 외국 은행 인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KB측은 실사팀까지 미국에 보내 한인은행들을 비롯한 인수 가능 은행 물색 및 사전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B는 한인은행 만 인수 대상으로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류 은행들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진출 검토가 이어지고 있지만 LA 한인은행권은 그저 지켜보는 수준이다. 흑자전환이 된 상황에서 조급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자가 적극적으로 나오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력시장에 은행 경력을 지닌 한인들이 쏟아진 것이 이들 은행의 미국 진출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한인은행이 아닌 다른 미국내 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감원이 있었고 앞으로도 은행권 한인인력시장은 커질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은행들이 한인은행이 아닌 미국내 어떤 은행을 인수하더라도 한인 인력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고 한인대상 서비스를 하는데도 무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은행 입장에서는 한인과 타 커뮤니티 고객을 동시에 잡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한인사회에는 한인은행 인수 또는 합병으로 발생하는 감원을 막을 수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