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미국도 부모 도움 없이는 주택 구입은 무리…”

“이제는 미국도 부모 도움 없이는 주택 구입은 무리…”

세계적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이제는 미국에서도 부모의 경제력에 상당기간 의존하는 캥거루 청년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자녀들의 주택 구입을 위해 큰 비용을 부담하는 부모들의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포털 베터 홈스 앤 가든 리얼 에스테이트(Better Homes and Gardens Real Estat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 부모 중 25%는 이미 자녀들의 주택 구입을 위한 다운페이먼트 금액을 지원하거나 신원 보증(co-sign)을 서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문에 응한 부모 중 68%는 앞으로 자녀 혹은 손자/손녀를 돕기 위해 주택 구입 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전통적인 개인주의와 독립 생활 방식과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한인 부모들의 자녀 지원 패턴을 닮아 가고 있다.

이와 같은 부모들의 부담 증가는 융자 기준 강화로 인해 자녀들이 고정 수입이 좋더라도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금융기관들의 융자 기준에 따르면 주택 구입시 요구되는 다운페이먼트는 20%다. 이를 미 중간 주택가 평균 16만달러에 대비하면 최소 3만2000달러의 현찰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하지만 20~30대의 직장인이 3만달러 이상의 현찰을 모으는 것은 실제 그리 녹녹치 않은 일이다. 또 다운페이먼트가 적고 크레딧 히스토리가 짧으면 이자율이 올라가고 좋은 주택을 구입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부모들의 일정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상당수의 에이전트들이 이런 트랜드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렌지 카운티 지역 주택 전문 N에이전트는 “손님 중 절반은 외국계인데 이들 손님 중 30% 정도는 부모가 주택을 고를때 함께 돌아보고 재정적 지원을 한다”며 “한인들의 경우는 약 70%에 가까운 손님들이 부모의 재정지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에이전트는 이어 “차이점이라면 외국계 부모는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투자개념을 가지고 있어 향후 주택 가격이 오를때 발생하는 차액을 다시 갚으라고 요구하는 요구하는 반면 한국계 부모는 이런 요구가 없다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 전문가들은 자녀들을 돕더라도 본인이 미래를 위해 모아 놓은 최소 은퇴 자금을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이들은 자녀들이 부담 가능한 금액을 냉정히 판단하고 돕더라도 다운페이먼트를 일부 돕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 사인을 하거나 공동 구입은 향후 시장 경기에 따른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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