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권 대출 기지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잔뜩 움츠러 들었던 미국 은행들의 대출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27일 USA투데이는 연방준비제도(Fed) 자료를 인용해 7월 이후 은행들의 대출 증가율이 연율 8.2%에 이른다고 전했다.

은행들의 대출은 2008년 중반 이후 올해 2분기까지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대출이 늘기 시작했고 이러한 증가세로 은행들은 유럽의 재정 불안정 및 채무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을 묶어두고 있다는 지적과 대출을 꺼리고 자금을 쌓아둠으로써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을 일부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특히 은행대출 가운데 기업대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 향후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기업들이 자본투자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C&I 대출은 연율기준으로 8월 20% 넘게 폭증했고 10월에도 15% 넘게 증가하며 2008년 초 이후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2008년 8~10월에는 C&I 대출이 19%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9% 더 줄었다.

통상 은행 대출 증가가 가장 늦게 나타나는 스몰비즈니스들도 분위기 변화를 느끼고 있다.

전미자영업협회(NFIB)의 월간 설문조사에서 자금 확보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한 소규모 기업들은 3%에 불과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 상업은행들의 데이타를 살펴봐도 올해 3분기 순대출의 합계는 전년동기대비 0.8%가 늘었으며 2분기에도 11.3%나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출 증가가 우량 고객에 한정된 것이며 은행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NFIB의 빌 던클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돈을 쌓아두고 우량 사업자에게 빌려주려 하고 있을 뿐 돈을 빌리려는 수요는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6개월 뒤 사업 여건이 지금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한다는 답은 12%에 불과했다면서 자영업자들을 포함한 소규모 기업인들은 대출을 통해 사업을 늘리려는 생각을 접고 있으며 이는 대출 수요가 적은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작은 은행 회장이기도 한 던클버그는 “은행들은 빌려줄 돈을 쌓아두고 있지만 양질의 대출고객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제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