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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모기지 금리가 예상과 다르게 계속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실제 낮아진 금리를 적용 받아 큰 비용을 절약하기는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은 29일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전주 3.91%에서 0.04%포인트 오른 3.95%를, 15년은 3.21%에서 0.03%포인트 상승한 3.2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기지 금리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주 (30년 3.91%, 15년 3.21%)에 비해 비록 소폭 올랐지만 아직도 역대 최저치를 멤돌고 있다. 모기지은행연합회의 금리 역시 30년 4.08%와 15년 3.39%로 금년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다.
만일 수년전 6~7%대 금리로 20~30만달러 대 모기지를 대출한 주택 소유주가 재융자를 시행할 경우 크게는 20~3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저금리가 주택 시장 활성화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가 낮지만 이를 적용받아 큰 비용을 아끼는 사례를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실제 최근 발표된 30년 고정 금리를 보고 재융자를 알아보기 시작한 한인 A씨는 여러 업체에 문의를 해봐도 4%초반대에 재융자를 해주겠다는 업체를 찾지 못했다. A씨가 제시받은 금리 중 최저치는 4.80%다. A씨는 800점이 넘는 크레딧 점수에 수입도 자신과 부인을 합쳐 월 1만달러 이상으로 재융자에 필요한 모든 기준을 충족했다. A씨는 “2005년 말 6%초반대에 주택을 구입한 관계로 4%초반대에 재융자에 성공할 경우 이를 통해 발생하는 금액을 노후 대책 상품에 투자할 계획이었다”며 “물론 4%후반이라도 비용 절약폭이 커 재융자를 할 계획이지만 광고와 현실의 차이가 커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인 B씨의 경우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지만 부인과 자신의 월수입이 합계 1만5000달러에 달하는 나름대로의 고소득층이다. 하지만 이중 상당 부분을 학비 대출 상환금과 생활비 그리고 부모님 용돈으로 사용하고 있어 현재 가지고 있는 실제 현금은 얼마 되지 않는다. B씨는 은행이 원하는 크레딧 점수와대출 조건을 갖췄지만 다운페이먼트 20%를 낼 수 없어 주택 구입을 미루기로 했다며 직장생활을 하면서 현금 수만달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냐 되겠냐고 하소연 했다. 남가주 한인 밀집지역의 평균 주택가격은 현재 50만달러 이상이다. 이를 구입하려면 융자 기준을 충족하고도 현금 10만달러가 있어야 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과 다르게 올해 단 2주를 제외하고는 5%를 밑돌았지만 주택 판매수는 지난 14년래 최저치, 신규 주택은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며 “낮은 금리만으로는 주택 시장 활성화를 이끌기에 역부족이다”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