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코리아타운 한복판인 놀만디와 6가가 교차하는 사거리에는 아주 낡은 4층짜리 벽돌건물이 서 있다. 옥상과 코너 벽면에 ‘호텔 놀만디(Hotel Normandie)’라는 간판이 있지만 그저 철거되기만 기다리는 버려진 건물로 치부돼왔다. 한동안 6가선상 코너의 1층에 생맥주집 간판이 오래 붙어 있었지만 한인들이라면 아무도 그곳에서 맥주를 마시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래전에 누군가 술집을 운영하다가 문을 닫고 간판을 철거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이 건물에 관심 가진 한인투자가는 아무도 없었다. 수익성이 우선인 상업용 건물 투자의 요건이라곤 한가지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랬던 건물이 요즘 한창 리모델링 공사로 부산하다. 7일 LA타임스가 전한 기사에 따르면 중국계 건축가 징보 루라는 사람이 지난해 440만달러에 건물을 매입, 따로 500만달러를 들여 부티크호텔로 개축하고 있다. 부티끄 호텔이란 대형 프랜차이즈호텔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특별한 취향의 고객을 대상으로 패셔너블한 옷이나 장신구를 파는 중소규모의 가게들을 부티끄라고 하는 데서 짐작해볼 만하다. 부티끄 호텔은 획일화가 아닌 개성화,차별화된 숙박업소라고 보면 된다.호텔 놀만디는 객실 100개짜리 부티끄호텔로 올해말 재개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호텔은 1928년에 지어져 84년의 역사를 가졌다. 복고적인 르네상스 건축양식과 스패니쉬 스타일을 혼합했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윌셔호텔과 LA다운타운의 파인아트빌딩을 건축한 알버트 워커와 퍼시 아이젠이 설계했다. 1930년대 이 호텔의 식당과 바는 LA의 명소였다. 특히 직업여성들의 사교모임이 자주 있었던 곳으로 알려진다. 영국 소설가 말콤 로우리(Malcolm Lowry)는 장기투숙하면서 그의 유일한 소설로 남은 ‘화산 아래서(Under the Volcano)’를 집필했다고 한다. 몇년전에는 의학용 마리화나 전용 호텔(팟텔)로 주목받기도 했다. 초라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고스란히 건축적 미학을 담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소개한다.따라서 부티끄호텔로 개장하면 LA한인타운 지역의 숙박난을 조금이나마 덜어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한인타운의 중심거리에 놓인 유서깊은 건물을 정작 한인들은 외면했지만 중국계가 손을 댔다는 사실에 괜히 아쉽다. 스토리텔링이 풍부한 건물에 숨어 있는 가치를 빚어내겠다는 투자의 창의적 마인드가 부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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