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지역 한인단체들은 지난 수년간 갖가지 내홍을 겪었다. 회장 선출 과정을 비롯, 재정 투명성 등을 따지면서 회원들과 이사진 간의 갈등 등은 늘 시끄러운 잡음을 낳았다. LA지역 한인커뮤니티의 대표적인 경제 단체인 LA한인상공회의소도 그러한 어수선한 경로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한때 이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자동 추대되던 전통이 어느 새 이사들간에 파벌과 줄세우기가 불가피한 경선방식으로 바뀌었고 그 와중에서 필연적으로 재정적자 문제 등 내부 문제가 공론화됐다. 사람들 간의 정서와 이해관계가 부딪히다 보면 어떤 조직이나 단체이건 크고 작은 분란은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그같은 어지러운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는 데에 있다. 조직 갈등 빠르게 수습 지난해 7월부터 LA상공회의소 사령탑에 앉은 에드워드 구 회장은 그런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른 단체와 달리 신속하고도 성공적으로 LA한인상의의 체질 개선을 통한 이미지 제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구 회장은 취임 후 6개월 동안 무려 30여개 사업을 마쳤거나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전임 회장이 임기 1년 동안 20여개의 사업을 실행하는 정도로 운영해왔던 전례에 비춰보면 가히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행보다. 고질적으로 문제시 됐던 재정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웹사이트 업그레이드, 상공인을 위한 비즈니스 센터 오픈, 젊은 상공인을 위한 주니어 챔버 론칭, 코리아타운의 상징건축물인 다울정 재정비, 그리고 사무국 안정화 등은 LA한인상의 출범 40주년이고 구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 모두 완료됐다. 한때 사무국장까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야하는 등 허술했던 사무국 기능이 커뮤니티의 대표단체라는 격에 맞게 갖춰진 것은 특히 돋보인다. 급여나 보험 등 사무국 직원들의 기본 대우를 높이고,상근 직원을 3명으로 고정해 업무중단 없이 물 흐르듯 이어지게 한 구 회장의 리더십은 LA한인상의 조직의 안정화를 꾀하는 데 초석이 됐음은 물론이다. “새해업무 속도조절할 것” “하루 일정을 분 단위로 쪼개가면서 정신없이 뛰었더니 이제 임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너무 많은 일을 해놓아 후임 회장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거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새해 남은 임기 동안에는 속도조절을 좀 해야할 것같다”고 말하면서 웃는 구 회장은 “각 분과별 이사들과 ‘열린 회의’를 통해 실무를 책임지게 하는 방식으로 올해 계획된 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분과위원장이 책임지고 진행하면 회장을 비롯한 사무국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구 회장은 이같은 분업과 협업 체제를 통해 메디컬 코리아, 타인종 비즈니스 믹서, FTA 실무교육, 직업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LA한인상의 행사 가운데 가장 내실 있었다고 높게 평가된 메디컬 코리아 행사는 의사 출신인 장도명 이사(서울 성모병원 미주법인장)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했던 게 바탕이 됐다. 한국 의료기관들의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메디컬 코리아는 한인커뮤니티는 물론 아시아계 및 미 주류사회까지 화제가 됐다.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돼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타인종과 주류 커뮤니티의 참가가 기대되고 있다. 한미 FTA실무교육 LA한인상의의 새해 주요 사업 가운데서 구회장은 한미 FTA 실무교육과 한인상의의 기금모금파티를 겸한 갈라, 직업박람회 ,커뮤니티 경제활동 보고서 작성,글로벌 CEO 교육 등을 5대 역점사업으로 꼽는다. 한미 FTA 실무교육은 그간 FTA관련 세미나가 수박 겉 핧기 식에 그쳤다는 지적에 따라 연방 상무부와 미국 수출입업협회 회장, 항만관계자, 국세청 및 한국 세관 관계자 등 FTA와 연관된 각계 전문가와 실무자를 초청, ‘분야별 특화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이 세미나는 각 산업분야별 전문가가 참석하기 때문에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필요한 정보만을 취득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공인의 밤 시상 부문 확대 3월말 예정된 상공인의 밤(갈라)는 기존의 한인기업인상과 경영자상에 더해 글로벌 기업인상과 블루오션 상 등을 추가했다. 글로벌 기업인상은 말 그대로 세계적인 기업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며 블루오션 상은 IT업계 등 최첨단 분야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기업인에게 주어진다. 자랑스러운 아시안 상도 예정돼 있는데 LA한인상의에서는 중국계로서 세계적인 스타가 성룡(천룽)을 비롯한 후보자를 고르고 있다.”시상 부문을 넓힘으로써 참석하게 될 수상자들의 스펙트럼이 넓어져 결과적으로 LA한인상의 행사의 주목도나 권위가 높아진다”는 게 구 회장의 말이다. 직업박람회 차별화 오는 3월30일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직업 박람회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계 기업 및 구직희망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행사로 LA한인상의가 올해 처음 주관한다. “불황인데도 한국과 미국은 물론 아시아 여러나라에서 200여개의 기업과 기관들이 부스를 열고 참여하는데 기업들에게는 우수 인재를 쉽게 채용하는 자리가 될 것이고 구직자에게는 다양한 직장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구회장의 예상이다. 기존의 구인구직 박람회를 벤치마킹,한국 및 각국의 기업과 서로 화상으로 구직이 가능한 버추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물론 구직과 관련한 다양한 세미나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이 참가해 구직자들의 비자취득과 관련한 질문을 현장에서 상담해주는 프로그램도 갖춰 한마디로 원스탑 구인구직의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최고경영자과정 업그레이드 글로벌 CEO교육은 종전 한국외대와 공동으로 진행해온 E-MBA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예년에 비해 현장경험 등을 포함한 실무 과정을 더욱 보강했다. 타운 경제활동 보고서 사업은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됐던 필수 데이터베이스의 축적이란 면에서 그 실행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구 회장은 “한인상의 이사진 가운데 전문 회계사들을 통해 세금 보고를 중심으로 한 한인사회 비즈니스의 자금 흐름의 추이를 파악, 통계화함으로써 예측 가능한 경제활동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안한다” 구 회장의 이처럼 다양한 아이디어와 왕성한 활동의지는 그동안 한인사회에서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장을 비롯, 올림픽경찰서 후원회 초대회장, 호남 향우회장 등을 역임한 경험이 바탕이 되고 있다. 워낙 단체 활동이 많다보니 본업인 부동산개발및 투자 중개업 보다 뭔가 정치적인 큰 뜻을 품고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도 많이 듣는 편이다. 구 회장은 이에 대해 “여러 자리를 통해 정치적 관점을 표현한 적은 있지만 정계에 진출할 생각은 없다”며 “강석희 어바인시장과 에릭 가세티 시의원, 미셸 박 스틸 조세형평위원 등 평소 한인 커뮤니티에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분들을 후원하기는 했지만 이는 순수한 차원이었을 뿐 정계 진출을 위한 예비 작업이 아니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는 6월말로 LA한인상의 회장 임기를 마치면 본업에 복귀, 평소 계획해왔던 또다른 경영 프로젝트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인다. 커뮤니티가 과연 그의 역량이 개인적인 사업에 국한되도록 내버려둘 것인지 두고 볼 일이지만…. 최한승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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