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부동산국(DRE)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주에 등록된 부동산 에이전트는 지난해 10월말 현재 42만5865명(31가구당 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07년말 무려 54만9244명(24가구당 1명)에 달했던 것에 비해 무려 21%(11만3379명)나 줄어든 것이다. 즉 전체 에이전트 중 1/5이 최근 4년사이 라이센스를 포기한 것이다.
타운 부동산 학교에서 강사로 활약하는 양모씨는 “최근 라이센스를 포기하는 수가 라이센스를 갱신하는 비율보다 높고 라이센스를 신규 취득하려는 희망자도 계속 줄고 있어 에이전트의 양적 감소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5~2006년 (회계년도 기준, 7월1일~6월30일) 사이 연간 18만5381명을 기록했던 부동산 에이전트 자격 시험 응시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조짐이 나타난 2007~2008년 시즌 6만6000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 2010~2011년에는 3만406명까지 줄었다. 올 회계년도의 경우 응시자 수가 더욱 적어 2만명 후반 선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시험 응시자 평균 합격률 70%에 대비하면 올해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에이전트는 1만명 중반선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라이센스를 포기하는 에이전트의 수는 라이센스를 갱신하려는 숫자보다 무려 3만6000명이나 많았다. 여기에 소위 면허소지자 중 1/4에 달하는 소위 ‘장롱 면허 에이전트’까지 감안하면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의 수는 DRE의 발표치 보다 크게 적은 32만명 선이라는게 업계 대다수의 의견이다.
에이전트들의 업계 이탈은 한인 부동산의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부동산 면허를 소지한 한인은 약 9만명 선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타인종에 비해 장롱 에이전트의 비율이 2배 이상 높다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즉 4만5000명 정도 만이 실제 에이전트로 활동한다. 여기에 활동은 하지만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이들까지 감안하면 에이전트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한인은 1만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실례로 최근 한인이 운영하는 대형 부동산업체를 돌아보면 소속 에이전트의 감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곳곳에 빈자리가 보이거나 사무실이 축소 이전되고 있다. 한때 에이전트 600명 이상이 었던 모 부동산은 현재 소속 에이전트가 300명선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에는 일반 에이전트는 물론 파트타임 에이전트도 쉽게 눈에 띄었는데 요즘은 에이전트 보기가 힘들다”며 “한인의 경우 주택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트가 지나치게 많아 요즘과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에이전트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대형 부동산 업체에 몸담고 있는 에이전트는 프랜차이즈 납입금 그리고 광고비용 등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독립을통해 자기 집에서 근무하거나, SNS 등 기본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홍보 방안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인타운내 부동산업체를 운영 중인 한 한인은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는 특히 신참 에이전트은 살아남기 힘들다”며 “상업용 및 산업용 부동산 등 분야와 같이 회복세가 뚜렸한 분야에 종사하는 한인 에이전트가 적은 것도 업계 이탈이 많은 이유 중 하나다”고 평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