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우량고객 확보 경쟁

LA다운타운에서 원단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K씨는 최근 한인은행의 론오피서들로부터 좋은 고객을 소개시켜달라는 부탁 전화 또는 방문을 받았다.

그는 “전에 한인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당시 알게된 담당자가 주변에 대출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론오피서 뿐 아니라 지점장들로부터도 부탁전화를 받아 이제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대출 고객 확보전에 들어간 느낌이다”고 말했다.

올해 한인은행들 모두 재도약을 외치며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량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재 한인은행들의 대출 수요 잡기 경쟁에서는 특히 우량고객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불꽃 튀고 있다.

은행의 수입창출은 고객들의 예금을 받아서 그 돈을 이용해 대출을 해주고 이자수입을 얻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출은 은행의 가장 큰 수입원이다. 이러한 대출을 통한 수입이 금융위기와 함께 침체기를 맞았다.

호경기 때 잘 되던 대출상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은행마다 부실대출이 크게 늘고 이에 대한 손실처리 및 대손충당금 추가분도 크게 늘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감독기능이 강화되면서 은행들은 대출 심사를 강화할수 밖에 없게 됐고 자격이 되는 고객만 선별하다보니 그만큼 대출 시장은 침체되고 은행의 영업력도 크게 떨어졌다.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힘들어지자 그 수요도 줄었다.

이같은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대부분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인은행들은 올해부터는 모두가 재도약을 외치면서 대출 활성화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보다 많은 대출을 끌어들여 은행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한인최대은행인 BBCN뱅크가 탄생하면서 대출 시장에서 경쟁은 사실상 제대로 불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은행들은 BBCN이 통합 과정에 매달려 있는 동안 빨리 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술이지만 예전과 같이 무작정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이른바 VIP라는 우량고객을 영입하려고 가히 혈안이 돼있다.

은행직원들 사이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한인은행권에서는 인력재정비가 많이 이뤄졌으며 앞으로도 소수 정예(?)가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직원들도 이제는 실적을 보여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에 서로 고객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크다.

특히 BBCN직원들은 통합 후 인력 재배치및 조정 과정에서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다른 은행의 직원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파산 및 감원으로 인력시장에 대체가능 인력이 많아져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새로운 영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출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짐에 따라 전과 같은 과열 경쟁으로 발전해 또다른 부실을 낳지 않을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성제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