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 기업 부도 위험에 대출 기피

유럽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스 등 일부 유럽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제공하는 장기대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재정위기와 경기 침체로 총 채무액이 총 자산과 현금을 초과하는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 기업대출을 줄이고 ECB의 자금을 사용하면 구제금융을 받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대출 회피는 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켜 침체에 빠진 유럽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유럽 최대 정유사인 스위스의 페트로플러스 홀딩스는 채권 은행의 채무 변제 요구를 받고 지불유예를 요청했지만, 채권 은행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페트로플러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문제는 이런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기업의 올해 지급불능 비율은 12%로 예상됐다.

특히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기업의 지급불능 비율은 사상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최대 신용보험사인 율러 에르메스는 지급불능에 빠진 유럽 기업 중 3분의 2가 파산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율러 에르메스의 한 관계자는 “기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면서 “많은 기업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 이하인 유럽 기업이 올해 갚아야 할 부채가 720억 달러에 이르고 이들 기업 중 8.4%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ECB가 유럽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방안도 유럽 은행의 대출 회피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ECB는 지난해 12월 유럽 523개 은행에 4천890억유로의 유동성을 3년 만기의 장기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 은행들은 이 돈을 시중에 풀지 않고 ECB에 보관하고 있으며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스 등 일부 은행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8일 현재 유럽 은행이 ECB에 맡긴 하루짜리 최단기예금은 7천억 달러로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 자금을 사용하면 구제금융을 받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감독 당국의 간섭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유럽 은행이 ECB 자금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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