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첩하면 섬진강 재첩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옛날에는 낙동강 하구에 재첩이 지천으로 많아 부산 분들이라면 새벽 동 틀 무렵 동네 골목 어귀마다 들리던 부산 아낙네의 ‘재첩 사이소’란 목소리를 기억할 듯하다. 재첩은 수질이 좋은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어패류인지라 산업화의 영향으로 낙동강이 오염되면서 사라진 지 오래이고 현재는 섬진강이 재첩의 보고로 사람들 뇌리에 박혀 있다. 섬진강 주변이 재첩으로 인한 소득이 높아지자 재첩 채취를 놓고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 어민간에 어업분쟁이 자주 발생하곤 하는데 지난 7일 광양시 담당 공무원과 하동군 어업인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실무 협의를 열고 지난 1990년도에 설정한 경계 기준점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연간 재첩 수확량은 광양 500톤, 하동 1,000톤 정도로 이에 따른 어민 소득은 30억원에 이른다. 섬진강 재첩을 채취하는 방법은 보통 두가지로 나뉜다. 본격적으로 채취선을 이용하는 어부가 있는가 하면 허리까지 올라오는 고무 옷을 입고 강 바닥을 호미로 긁는 동네 아낙들로 분류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두 부류의 재첩 사냥꾼들이 활동하는 영역이 분명히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하동에서 광양으로 가는 2호 국도가 섬진강을 건너는 하동다리를 중심으로 남쪽에서는 채취선이, 북쪽에서는 아낙들이 채취를 한다. 그 이유는 섬진강이 낮게 흘러오다 하동다리를 지나면서 수심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재첩은 백합목, 재첩과의 재첩속 민물조개의 총칭이며 가막조개, 갱조개, 애기재첩, 재치 등으로도 불린다. 하동에서는 강조개를 갱조개로 부른다. 참재첩은 한국에서는 애기 재첩, 가마조개로 불리며 일본에서는 마시지마라 불리는데 맑은 하천의 모래 펄에서 서식한다. 보통 재첩이 1급수에서 서식하는데 중국, 대만산의 허시앤이란 종은 더러운 물에서도 잘 자라며 번식력이 좋아 재래종 밭에 침범하면 3~4년만에 모두 이종으로 대체되어 버린다. 일본인들의 재첩 사랑 또한 유별난데 마쓰에의 신지코 호수의 7대 진미에 새우, 농어, 뱅어, 잉어, 장어, 빙어,그리고 시지미라고 하는 재첩이 꼽힐 정도다. 일본인들은 재첩관까지 차려놓고 재첩에 대한 연구와 설명, 요리 방법 , 성분 등을 연구할 정도다. 특히 재첩을 넣고 끓이는 마쓰에 라멘은 꼭 한번 먹어봐야 할 별미로 손꼽힌다. 재첩은 4~10월까지가 성수기이며 자원 보호를 위해 1.5cm 이하는 잡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5~6월이 가장 맛이 좋아 이 기간 동안에는 향이 뛰어나며 살이 올라 맛이 있는데 하동 지방에 가면 회무침으로도 많이 먹고 있으나 기생충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재첩의 효능에 대하여 동의보감에 기록이 있니 없니 의견이 분분한데 대체적인 여론에 의해 필자도 허준의 동의보감에 실린 기록을 전한다. ▲무독(無毒): 다른 음식과 섭취시 부작용이 전혀 없다. 재첩은 칼슘, 철, 인, 비타민 B6,B12 가 풍부하여 양질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으며,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와 간 기능 활성화에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호박산이 풍부해 담즙 분비를 활발히 해서 간의 해독작용을 원활히 하며 칼슘과 인의 구성비가 1:1로 되어 있어 칼슘 흡수율이 높은 까닭에 악성 빈혈에 탁월한 효능을 나타낸다. 다양한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간 기능 증진 효과가 크므로 숙취 해소와 피로 회복에 아주 좋다. 재첩은 비타민 A가 풍부한 부추와 음식궁합이 아주 잘 맞는데 이런 이유로 재첩국을 끓일 때에 부추를 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재첩이 일반 조개보다 두 배 이상 영양가가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다고 무시하지도, 무시 당하지도 말고 몸에 좋은 재첩 많이 먹고 힘차게 살자. 김민기/우리마켓 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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