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투자할 곳이 마땅찮은 터에 싸게 매물로 나온 주택을 대량으로 사들여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리겠다는 취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매가 그동안 압류한 주택들을 대량 묶음으로 판매하기로 하자 부동산 임대수익을 노린 대형 금융기관들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압류주택을 기관투자자에게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은 당초 부진한 주택시장 회복을 위해 나온 아이디어였다.
압류한 주택을 부동산 시장에 그냥 내놓으면 집이 잘 팔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매물 압박으로 인해 시장이 더 침체되므로 집을 사서 임대를 할 기관투자가에게 일정한 혜택을 주어 집을 사도록 하자는 것이다.
패니매는 1차로 전국의 압류주택 2천500채를 8개의 권역으로 분류해 통째로 매각할 계획이다. 애틀랜타 지역에 572채, 시카고에 99채 등 지역별로 주택수는 다양하다. 패니매의 매각작업에 자문을 해주고 있는 크레디 스위스은행은 주택의 전체 시장 가치가 약 3억2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이번 매각에는 뉴욕의 암허스트증권과 모기지 채권 분야 개척자 루이스 라니어리가 운용하는 펀드, 헤지펀드 전문가 폴슨 앤 컴퍼니와 사모펀드 콜로니 캐피털 등이 입찰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규모는 월가 금융기관들의 거래규모에 비하면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성공할 경우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국책기관은 물론이고 민간 은행들이 대거 보유하고 있는 압류주택을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매각할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빠른 회복에 큰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라니어리 대표는 “주택시장은 이제 안정되는 시점에 와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에 진입하면 시장안정이 촉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관투자가들도 적극적이다.
이들은 매입한 주택을 되팔지 않은 채 수년간 임대를 해야하지만 임대수익이 다른 투자에 비해 훨씬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수년간 집값은 하향세를 지속한 반면 임대료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전국적인 주택임대사업의 수익률이 평균 6.3%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택가격 하락폭이 큰 라스베이거스나 디트로이트, 탬파 지역 등은 8%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투자등급 지수에 따르면 모기지증권의 연간 수익률은 3%를 살짝 넘는 수준이며 투자등급의 회사채 수익률도 3.5% 정도에 머물고 있으므로 주택 임대사업 수익률이 두 배는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도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쉽게 살 수만 있다면 단독주택 수십만채를 구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