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한미FTA의 의미와 통관시스템

▲이상덕/통관브로커

(K GREEN Custom House 대표)

지난 15일 드디어 한미FTA가 발효되었다. 그러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FTA가 시작 되었지만 아직도 전산시스템이 바뀌지 않아서 정식으로 관세를 면제 받지 못한다고 한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관세를 내자면 물건을 찾은 후에 10일 정도 있다가 내게 되므로 이미 공지된 대로 3월 21일에 제대로 전산시스템이 바뀌면 다시 관세를 계산하여 납기일에 내게 되므로 나중에 관세를 환급 받지 않고 예정대로 지장없이 낮은 관세로 통관을 할 수 있게 되니 수입자는 아무 문제 없이 FTA의 혜택을 볼수 있게 된다.
 
이미 관세 기준표는 세관 컴퓨터시스템이 고시한대로 고쳐진 상황이며 세관 전산시스템에 한국 FTA를 인식시키면 제대로 작동할 준비가 돼 있는 편이다.

관세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말 그대로 관세와 상품 처리비(Merchandise Processing Fee)와 항만관리비(Harbor Maintenance Fee)가 있다 . 이중에서 FTA에 의해 면제되는 것은 관세와 상품처리비이다.

올해부터 상품 처리비가 0.21%에서 0.345%로 올랐기 때문에 FTA에 따른 관세 절약액은 기존 관세 + 0.345%이므로 FTA없는 국가와 있는 국가간의 원가 차이가 더욱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0.345%는 얼마 아닌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동안 인플레이션에 의해 오른 단가 때문에 컨테이너당 가격이 오른 것을 생각하면 10만달러 당 345달러나 되므로 막대하다 할 수 있다.
 
또한 관세는 외상으로 낼 수 없이 현금지불이므로 그 부분이 줄어드는 만큼 수입업자로서는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어 경쟁력이 아주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항상 중요시하는 것은 자동차와 옷이다. 지금 미국에서 한국에 팔 수 있는 물건이란 자동차와 농산물 뿐이고 농산물은 한국과 비교할 때 절대 우위에 있기에 관세 장벽을 쌓기에 부담이 있고 자동차는 그래도 아직 미국제가 있고 또한 한국제 부품을 쓰면 그래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제 부품에 대하여 관세를 스스로 없앴고 옷은 제 3국에서 비교적 수출이 용이하기 때문에 한나라에 몰아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FTA에서 가장 관심 대상이 되었다.

자동차에는 미국이나 한국제부품이 아닌 것이 35%이하이면 낮은 관세를 내게 된다. 승용차의 경우는 앞으로 4년동안 현 관세를 유지하고 그후는 폐지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B)나 트럭은 7 년동안 현 관세를 유지하고 그후 순차적으로 폐지한다.
 
당장 몇년동안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을 위한 조항으로 보인다.
옷은 가장 중요한 점이 미국산이나 한국산 실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면의 경우도 한국산 면화가 없으니 미국산 면화 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고 그저 10%만 제3국산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특혜는 합성 섬유에서 오게 된다.

FTA와 관련해서 동북 아시아의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작은 나라 한국으로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첫째, 아직 강대국의 의무를 모르지만 어느 새 강대국이 되어 버린 중국의 압력을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되었다. 강대국이 의무를 모르면 눈앞의 이익만을 바라보고 주변 국가에게 양보를 않게 되고 그에 따른 주변 국가들의 피해는 엄청나다. 그 피해는 중국에게도 돌아가는 바, 한미 FTA에 의하여 한국에 어느 정도 레버리지(leverage)가 생긴 셈이다.
 
그동안 중국 시장이 중요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지던 미국과 유럽의 시장이 조금 더 커질 수 있게 되고 중국도 한국의 FTA에 의지하여 수출을 하려고 할 때 중국의 한국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게 된다. 이제 이랜드(E-LAND)같은 의류회사가 미국에 매장을 내기가 비교적 용이하게 되었다. 잘만하면 옷이 싸게 들어오니 손 쉽게 물건을 들여와 한국산 옷을 팔수 있는기틀이 되었다고 할까.

둘째,그동안 일본이란 나라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그 역할이 한국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1854년 페리 제독에 의하여 허약한 일본은 강제 개항 되었고 그 덕분에 빨리 근대화를 이룩 한 일본과 이번에는 역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흔히 토요타 차도 미국에서 만들면 한국에 수출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차로 인정을 받아도 비싼 미국이나 일본 부품을 사용하면 원가가 싸질 수가 없다. 싸고 우수한 한국 부품을 사용해야 경쟁력이 생긴다. 한국차가 경쟁력이 있다.
 
그것은 현대차가 싸게 만든 것이 아니고 부품 업체가 부품을 싸고 좋게 만들었기 때문이니 미국차나 일본차가 그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 따라서 중소 부품업계에서 그 부품을 사게 되고 그에 따라 현대에만 의지하지 않는 자동차 부품회사가 생기게 된다. 그것을 간파한 오바마 대통령은 FTA를 개정할 때 부품은 전부 관세 면제 대상으로 바꾼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 FTA는 양날의 칼이고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이득을 볼 수 있고 가만히 있으면 손해를 본다. 미주 한인동포들로서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지만 봉제업의 경우는 양날의 칼이다.기회는 기다리는 자의 것이 아니고 노력하는 자의 몫이다.

이상덕/통관브로커(K GREEN Custom Hous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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