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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달 사업에 뛰어든 덕에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할 수 있었다”
LA한인상공회의소(이하 상의)가 지난 2월 런칭한 멘토링 프로그램의 3번째 주자로 나선 칼 시티 컨스트럭션의 임우성 대표는 “위기 상황이 매번 최고의 기회가 됐다”면서 기회 포착 및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종 차별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 사회 전반에는 백인 우월주의가 깔려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미 경제 성장의 근간을 이룬 금융과 건설 분야의 경우 타 인종이 주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LA한인상의 수석 부회장인 임 대표는 이런 난관을 뚫고 칼 시티 컨스트럭션이라는 일류 건축 업체를 일궈내 젊은 한인 상공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한양대 건축 공학과를 졸업한 임대표는 82년 도미 후 불과 3년만에 칼시티 컨스트럭션을 설립했다. 회사의 수장이 되기엔 어린 나이였지만 모험을 선택했고 이 선택은 적중했다. 밀려드는 각종 프로젝트와 함께 회사는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첫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1992년에 발생한 4.29 LA 폭동이 그것이다. 뜻하지 않았던 4.29 사태는 한인 경제, 특히 부동산 경기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칼 시티 건설도 급격한 수익감소에 직면했다. 당시 생존을 고민하던 임대표에게 탈출구로 다가온 것이 바로 정부조달 공사였다.
임 대표는 “한인 부동산 경기 침체는 큰 위기자 최고의 기회가 됐다”며 “정부 조달 공사에 뛰어든 덕에 안정적 기업 경영이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롱비치항 해군기지조선소 및 빌딩 수리 공사, 샌디에고 소재 캠프 펜털튼 내 훈련소 공사를 따낸 이후에는 매해 수십개의 정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경기 침체 속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도 자금 결제가 확실한 정부 공사를 계속 수주한 결과다.
최근에도 GSA와 체결한 5000만달러 프로젝트는 물론, 미 해군과 맺은 350만달러 수주, 로렌하이츠 교구와의 1200만달러 계약, 가주 정부와 맺은 DMV 건물 신축 및 LA시 아파트 공사 등 약 20여개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 대표는 “확고한 기준을 잡고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할 수 있다”며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로 비드(Low Bid)로 나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은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 대표는 먼 미래를 내다본 ‘시스템 정비’를 마쳤다. 아들인 제임스 임을 각종 프로젝트 수주 및 경영 일선에 투입해 후계 구도를 구축했고 프로젝트 매니저를 다수 양성해 ‘책임제도’를 갖췄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앞으로 3대, 4대에 이르기까지 안정화를 이룬다는 복안이다. 임대표가 최근 수년간 상의 감사 및 부회장 등으로 자리를 자주 비웠음에도 수익이 계속 증가한 것은 시스템이 재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임 대표는 북서부와 동부 진출을 위한 준비에도 한창이다. 정확한 진출 시기는 정하지 않았지만 적합한 프로젝트가 나오면 바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모두 미래를 대비한 계획의 일환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