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은행 앞길 순탄하지 않다

▲ 하나금융이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새한은행의 행보가 궁금해지고 있다.사진은 새한은행 본사가 위치한 LA한인타운 윌셔가의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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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하나금융의 미국 새한은행 인수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새한은행이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의 새한은행 인수 건은 아직 확실히 무산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무산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한인은행권에서도 또 한번 한국 대형은행의 미국진출 좌절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하면서 앞으로 새한은행의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만일 인수건이 무산으로 결론이 날 경우 새한은행은 독자 생존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의견은 분분하다. 하지만 그 여파 수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하나금융의 인수 무산은 새한은행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이미 큰 고비를 넘긴 새한은행이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으며 최근의 경기 회복 흐름을 잘 타면 독자노선을 걷는 것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새로운 투자기관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 새한이 지난해 흑자를 냈고 자산건전성도 개선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직 안정적 수준에서는 거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새한이 지난해 부실자산에 대한 벌크세일(일종의 할인판매)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완전히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과의 인수 건 및 가격 결정을 앞두고 이에 대한 처리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자산을 처리할 경우 실적에서는 손실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새한이 새로운 인수자를 맞이하거나 증자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른 인수자를 물색하는 문제와 관련,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일부에서는 “왜 한국의 은행권에 싼 값에 넘기냐”며 한인은행권에서 흡수하는 방안도 있다는 식으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그저 은행 이사들간의 나온 얘기일 뿐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다.
 
한 한인은행권 전문가는 “한인은행들 중 인수 능력을 지닌 은행들이 새한쪽을 쳐다 볼 여유가 없다. 또 다른 은행들은 통합을 하더라도 규모상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쉽사리 추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 투자기관 또는 미국의 투자기관이 대신 나설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무산 건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한이 기존 합의 내용을 수정한 것이 다른 기관들에게 좋게 보일리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현재 은행권에서는 또다른 증자 추진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은행들이 증자를 한 가운데 투자시장이 어느 정도 받쳐 줄 수 있는 지 의문이며 이번 인수건 무산에 따른 여파도 증자 추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이번 하나금융과 새한은행간의 인수 무산 위기를 두고 새한측이 새로운 요구 조건 및 가격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 은행권에서는 현명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새한의 입장에서는 일단 오퍼를 넣고 그리고 카운터 오퍼를 받는 식으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새한이 여러 면에서 개선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일단 인수 뒤 약속대로 새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또다른 계기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음에도 ‘조금 더 받겠다’는 식으로 욕심을 보인 것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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