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면 뭐해, 갈아타지 못하는데

“금리가 낮으면 뭐해 그림의 떡 인데”

모기지 금리가 예상과 다르게 계속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실제 낮아진 금리를 적용 받아 큰 비용을 절약하기는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릿 저널(이하 WSJ)은 9일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특히 재융자 절차가 매우 복잡해 수 주씩 지연되기 일쑤며 원하는 수준의 금리도 적용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크레이그 포이어는 지난 3월 자신이 소유한 위스콘신 지역 주택의 재융자를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찾았지만 은행측은 업무가 너무 바빠 60~90일 이후에나 다시 연락하라는 답변만 남겼다.

포이어는 “요즘 재융자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정도 기간은 아무 것도 아니다”며 재융자만 성공한다면 기간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이어의 사례처럼 최근 미국에는 저금리 모기지로 갈아타려는 수요자가 수십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은행들이 이를 처리하는 능력과 재원에 한계가 있어 실제 재융자 받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4월 마지막 주 재융자 모기지 평균 금리는 4.05%였다. 만일 수년전 6~7%대 금리로 20~30만달러 대 모기지를 대출한 주택 소유주가 재융자를 시행할 경우, 크게는 20~3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저금리가 주택 시장 활성화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가 낮지만 이를 적용받아 큰 비용을 아끼는 사례를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우선 은행들이 재융자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또 재융자 고객 선정에 대해서도 극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재융자 절차를 마무리하는데만 평균 70일 이상 걸린다. 전년동기의 45일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대형은행들은 재융자 고객이 몰리자 오히려 금리를 슬그머니 올리고 있다.금리를 높일 경우 재융자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에 신청자는 줄지만 오히려 은행 수익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마크 모리슨은 지난 3월 지역신문에 적용금리가 4.13%라는 기사를 본 뒤 모기지업체 앨리 파이낸셜에 재융자를 신청했다. 하지만, 심사 결과 실제 적용 가능한 금리는 4.63%로 나왔다. 모리슨이 이 금리를 받는다해도 연간 원리금 납부액은 87달러 줄어드는데 그친다. 게다가 선불로 재융자 수수료 1500달러를 내야 한다.

한인들도 재융자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발표된 30년 고정 금리를 보고 재융자를 알아보기 시작한 한인 A씨는 여러 업체에 문의를 해봐도 4%초반대에 재융자를 해주겠다는 업체를 찾지 못했다. A씨가 제시받은 금리 중 최저치는 4.80%다. A씨는 800점이 넘는 크레딧 점수에 수입도 자신과 부인을 합쳐 월 1만달러 이상으로 재융자에 필요한 모든 기준을 충족했다. A씨는 “2005년 말 6%초반대에 주택을 구입한 관계로 4%초반대에 재융자에 성공할 경우 이를 통해 발생하는 금액을 노후 대책 상품에 투자할 계획이었다”며 “물론 4%후반이라도 비용 절약폭이 커 재융자를 할 계획이지만 광고와 현실의 차이가 커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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