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학자금 대출 갚느라 주택 구입 꿈도 못 꿔

안드레아 스타우트버그(27)와 그녀의 남편 제임스는 지난 2009년 대학을 졸업하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줄로 철썩 같이 믿어왔다. 그러나 혹독한 경제 한파 속에서 이런 바람은 꿈에 불과했다. 직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불투명해지고 학자금 대출로 받은 11만5000달러를 갚지 않고서는 도저히 집을 살 엄두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텍사스에 있는 제임스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며 돈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스타우트버그 부부처럼 산더미 같은 학자금 때문에 주택 마련의 꿈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고 이로인해 주택시장에 유입되어야 할 신규 바이어들이 크게 줄고 있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젊은이들이 학자금 대출 부담에 시달리느라 생애 첫 주택구입 시기를 미루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학자금 대출이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주택담보(모기지)대출 금리와 최근 몇년 새 줄곧 떨어지고 있는 주택가격도 이들의 주택 구입 수요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주택 판매 가운데 생애 첫 주택 구입이 차지한 비중은 지난 2010년 51%에서 지난해 37%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1조달러(약 1166조8000억원)를 웃돌고 있는 미국의 학자금 대출액은 자동차 및 신용카드 대출액을 넘어섰다. 최근 대학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액은 평균 2만5000달러(약 2900만원)에 달한다.

미국의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은 25~34살 사이로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들의 수요가 더 크고 비싼 집으로 갈아타려는 중장년층의 수요로 이어져 주택거래의 선순환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 부담으로 최근에는 주택 구입을 미루고 부모 집에 얹혀 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5~34살 가운데 부모와 한집에 사는 이들은 지난 2007년 470만명에서 지난해 600만명으로 늘었다.

미 러트거스대가 지난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졸업생 가운데 40%가 학자금 대출 부담으로 자동차나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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