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가을 폭풍’ 우려에 긴장

가을을 맞은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여름이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기 때문에 고요 뒤의 폭풍을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3일 전했다.

여름휴가를 끝낸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가을 시장이 자신들의 연말 실적을 좌우할 수 있어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경제, 금융, 정치 등 이달부터 예정된 대형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의 확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6일 통화정책회의를 하고 독일 헌법재판소는 오는 12일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위헌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2일과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경제적 이벤트 외에 10월과 11월에는 중국과 미국의 권력 향배가 결정나는 전국대표대회와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 행사가 각각 예정돼 있다.

한 건만으로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이벤트들이 연이어 있어 금융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들 이벤트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인 랠리 가능성과 하락 우려에 모두 대비하는 자산 구성을 하고 있다고 WSJ는 밝혔다.

싱가포르에 있는 아비바인베스터스의 타눈 파샤 채권 담당 최고경영자는 “금융시장의 하락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은 유럽과 미국 통화 당국의 정례회의에서 추가 부양을 기대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달 말 “ECB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표준적인 통화정책을 넘는 예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ECB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 국채 매입에 나설 채비를 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ECB가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 매입 재개 등 부양책을 제시한다면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이른 시일 안에 제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주 펜가나캐피탈의 팀 슈로더스 펀드 매니저는 “유럽 당국의 전폭적인 정책 대응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한 투명성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역시 지난달 말 잭슨홀 콘퍼런스 연설에서 3차 양적 완화 등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버냉키의 연설로 추가 부양 가능성은 커졌지만 추가 부양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가져다줄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럽과 미국의 추가 부양책 시행 시기가 다음달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유럽, 미국과 함께 중국의 추가 부양 여부도 금융시장의 관심이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계속 위축되고 있어 중국 당국이 추가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과 미국의 권력 교체 과정도 주시하고 있다.

세계 주요 2개국의 권력 교체가 강화된 부양책으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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