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OC선거관리국 구자윤 공보관

박근혜냐 안철수냐 문재인이냐.

요즘 매스컴이나 한인들의 관심은 오로지 ‘한국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이냐’이다. 물론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중요한 사안이겠지만 ‘내’일 보다 중요하겠는가. 바로 다음달, 이곳에도 선거가 있다. 누가 시장이 되고 시의원이 되느냐에 따라 내 아이의 교육, 내가 내는 세금, 내가 하는 사업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통 관심이 없다. 없어도 너~무 없는게 문제다.

구자윤 선거관리국공보관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데도 아직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등록을 하고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는 것이 오렌지카운티 한인커뮤니티와 내가 사는 지역, 그리고 나와 가족을 위한 일이다”

11월 선거가 코 앞에 다가온 지금, 오렌지카운티 선거관리국 구자윤 한인커뮤니티 담당관은 아쉬움을 감출 길이 없다. 물론 그가 처음 오렌지카운티 선거관리국으로 발령받아 왔던 2003년에 비해 선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한인유권자는 많이 늘어났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현재 오렌지카운티의 한인유권자는 2만5천33명. 구 담당관은 8천에서 1만명 정도가 아직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투표율이 문제다.

“한인유권자 2만 5천331명은 선거의 당락이나 긴급 발의안 투표의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만큼 막강한 숫자다. 하지만 한인유권자의 투표율은 가장 투표율이 낮다는 아시안 커뮤니티 중에서도 늘 꼴찌다. 후보자들이 한인커뮤니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선거 때에도 잘 찾지 않는 이유다. 무시한다고 기분 나빠할 것이 아니라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구 담당관은 지난 10년 간 오렌지카운티 한인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해 왔다. 2003년 선거관리국에 근무하기 시작한 이래 한번도 휴가를 간 적이 없을 정도다.

오렌지카운티 선거관리국은 현재 어바인, 풀러튼, 가든그로브 등을 포함한 34개 시에서 실시되는 연방선거, 시의원 선거, 소환선거, 특별 선거 등의 관리 업무을 대행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한인은 구 담당관이 유일하다. 선거법 상 한인유권자가 25명 이상이 되는 선거구에는 한인 선거관리원을 배치해야 하고 선거에 관련된 모든 자료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야 하는데 이 모든 업무가 모두 구 담당관 몫이다.

“무엇보다 번역작업과 1,2차에 걸친 확인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선거법 상 선거관리소에서 취급하는 모든 선거관련 자료가 한인유권자를 위해 번역되어야 한다. 선거관리소에서 총괄적으로 내려오는 1차 번역은 거의 인터넷번역기 수준이기 때문에 내가 모두 수정을 봐야 한다. 원본과 비교했을 때 단어 하나라도 가감이 돼선 안되는 동시에 한인들이 보고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

선거진행을 도울 한국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교육하는 일도 역시 녹록치 않다.

이번 11월 선거에 필요한 자원봉사자는 모두 300여명으로 현재 80% 고용이 완료됐다. 선거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치고는 자원봉사자 지원율은 아주 높은 편인데 이것은 모두 구 담당관의 ‘공’이다. 그는 놀랍게도 지난 10년간 선거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의 자료를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가지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분들이 무려 1600여명에 이른다. 이 중 1천명 정도는 아직도 활동이 가능한 분들이다. 늘 선거에 나서 주시는 고마우신 분들과는 클럽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친분을 쌓고 있다. 한인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힘을 보태시는, 감사한 분들이다”

구 담당관은 특히 어바인 지역에 아직도 4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며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하고 있다.

“각 투표소의 한인 유권자들의 수를 기준으로 자원봉사자 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OC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어바인은 한인 봉사자가 가장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부와 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 탓인지 유난히 지원율이 낮다. 이번 인터뷰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웃음)”

선거관리소의 투표관리원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은 18세 이상의 미국 시민권자, 한국어 영어 동시 구사자로 가주내 유권자 등록이 되어 있는 사람면 된다. 단 만 16세 이상의 고등학생은 비시민권자라도 신청이 가능하다.

“고등학생의 경우 커뮤니티 서비스 크레딧을 받을 수 있으며 수료증이 발급돼 대학 진학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20달러의 훈련수당과 75달러의 봉사 수당이 지급된다. 무엇보다 한인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알리고 투표율을 높여 한인커뮤니티의 힘을 키워가는데 일조를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었으면 한다”

오는 11월 선거에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연방 45지구 하원의원 후보에 강석희 어바인 시장, 연이어 한인 어바인 시장에 도전하는 최석호 어바인 시의원, 부에나 팍 시의원에 마이클 손, 라팔마 시의원에 피터 김 등 총 4명의 한인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막바지 표심잡기에 한창이다.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라는 핑계는 이제 그만, 투표권이 없어도 관심은 가질 수 있다.

박근혜냐,안철수냐는 잠시 뒤로 미루고 남은 한달은 어떤 후보의 어떤 공약이 한인커뮤니티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자.

▶투표 문의 및 자원봉사자 지원: (714)567-5141 구자윤 담당관

하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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