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Mainstream] 쪼끼쪼끼 (Jug Jug Sports bar grill/저그저그 스포츠바 그릴)

단골고객 브라이언(왼쪽)과 김득영 사장

장어구이

김치타코

한국에서 1970~90년대를 겪었던 세대라면 대학가 앞에 아련히 떠오르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추억의 생맥주 업소들이 생각난다. 일명 호프집이라고 불리던 그 장소들은 올림픽이나 월드컵등 중요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함께 모여 시청하며 열띤 응원을 하던 그런 생동감 넘치던 곳이다.미국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한국음식점이 있다.

118번 프리웨이를 타고 발보아 블러바드에 내려서 리날디길을 만나면, 놀우드 골프장 부근에 있는 ‘저그저그 스포츠바 한국 식당 (Jug Jug Sports Bar Grill)’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미국인들이 많이 가는 스포츠바랑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모든 메뉴는 된장찌개, 낙지볶음, 굴보쌈 등 ‘No MSG’ 한식메뉴가 대부분이다. 2009년부터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김득영 대표는 1979년 이민 와서 홀세일 마켓과 사우스 센추럴에서 리커 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베테랑 사업가로 길을 다져왔다.
김 대표는 지금의 ‘저그저그 스포츠바 그릴’ 자리를 인수할 당시 자리하던 순두부 전문점을 리모델링, 실내 인테리어를 완전히 바꾸는 등 업종 자체를 탈바꿈하여 새롭게 변모시켰다.
평소에 유난히 좋아하던 운동 경기를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시청하고 싶은 욕심때문에 58인치 대형 스크린 TV 6 대를 설치해놓고, 생맥주 매니아답게 18종류의 맥주를 전용 맥주냉장고에 최상의 온도 (34~36F)로 유지하면서 항상 차갑고 신선한 맥주를 손님들 취향에 맞게 준비하는 등 철저하고 남다른 그만의 영업비결도 고집하고 있다.식사와 안주는 전통적으로 매운 한국음식 위주이지만, 단골 고객은 의외로 인근 골프장 고객들인 미국인이다.

처음에는 생소한 음식이라 냄새조차 맡기 싫어했던 고객들에게 김 대표는 “다섯번만 김치를 먹으면 평생 먹게 된다. 밭에서 나는 요구르트다. 몸에 좋은거니까 먹어봐라” 라고 강력히 추천, 일부 마켓에서나 있을 법한 시식행사를 많이 가졌다고 한다. 그 결과 지금은 김치나 떡볶이는 없어서 못팔 정도가 됐다.
지역 특성상 한인들을 만나보기 힘든 지역이지만 음식만큼은 한국식 전기 통닭구이, 신림동 순대볶음, 장충동 할매 족발 등을 연상시키는 맛있는 한식메뉴들이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미국인들에게 인기있는 프로미식축구(NFL) 프로농구(NBA), 프로야구(MLB), 이종격투기(UFC) 등의 시즌에는 열혈팬들이 아침부터 몰려와서 장사진을 이루며 시청하느라 발디딜 틈이 없다. 심지어 왜 영업시간을 좀 더 연장하지 않느냐며 항의를 받았을 정도라고 한다.
“미국인 손님들과 한마음이 돼 LA 레이커스를 응원하고 시원하게 생맥주를 마시며 해물파전을 같이 먹을 때는 마치 글로벌 한식당이 된 듯한 느낌”이라는 김 대표는 ‘LA FITNESS’가 주관하는 푸드 페스티벌에 한 달에 한번씩 1년동안 참여하면서 불고기 덮밥과 갈비를 야심차게 내놓는 등 이 지역에 한식을 본격적으로 알리고 있다.전형적인 슬로우 푸드 예찬론자인 김 대표는 얼마전부터 손수 흑마늘까지 만들어 단골 타인종 고객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니 그의 넘쳐나는 한식사랑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김 대표는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한인들만 대상으로한 지나친 출혈경쟁은 이제 더 이상 글로벌 시대엔 맞지 않는다. 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외곽지역을 대상으로 지금보다 더욱 더 뻗어나가서 지속적으로 한식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한식 세계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견을 힘주어 말했다.
주소 : 11908 Balboa Blvd. Granada Hills , CA 91344▶전화 : 818-366-1222

최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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