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한상대회 과연 그 성과는?

세계한상대회 개회식<YONHAP NO-1235>
세계한상대회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사진은 개회식 장면.

세계 한상대회, 규모면에선 큰 성장

아직도 침목모임 성격…내실이 필요할 때

재외동포 경제인과 국내 기업인의 최대 축제로 꼽히는 세계한상대회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글로벌 코리아의 힘, 한상 네트워크’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47개국 1500여 명의 한인 경제인과 약 350여개 업체 4000여명의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 역대 최대 규모의 위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막상 그 내부를 들여다 보면 과연 이 한상대회라는 것이 단순 친목모임 이상의 그 무엇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우선 외형적으로 보면 한상은 규모의 성장과 네트워크의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게 사실이다. 2002년 제1차 한상대회에는 당시 28개국, 968명에 불과했던 참가자는 올해 47개국 4000여명으로 국가수로는 2배, 인원수로는 4배가량 증가했다. 참여 한상들의 경제 규모 역시 지난 2006년 32조원에서 지난해 약 60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대회를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로 기업인 대 기업인 그리고 기업과 기업간 네트워크가 구축되면서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수출 루트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를 주관하는 재외동포재단측의 발표처럼 매년 5억달러(상담액 기준)에 달한다는 한상대회의 성과 규모는 그 정확성에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상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실거래 성과를 조사한 결과가 없기 때문에 최종 실적은 알 방법이 없다. 또 행사에 수차례 참여했던 한상들을 만나봐도 ‘친목도모’ 및 ‘고국 방문’ 그리고 ‘중국 바이어 방문 과정에서 들렸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들은 한상이 실제 수출로 연결되는 사례는 별로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정적 답변을 내놨다. 이들은 그간 네트워크를 다졌다는 성과는 있지만 행사 자체는 아직도 너무 전시성에만 치우치고 있다며 특히 한상대회의 백미라는 기업 전시회에 선보인 기업들의 상품수준이 잡화 수준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참가 업체들이 선보인 물품 대부분이 새롭다는 느낌보다는 한번쯤은 봤음직 한 물품으로 구성됐는데 기인한다.

솔직히 마늘액기스 등의 건강식품이나 어깨 안마기, 기능성 화장품이 주를 이루는 상품들은 이런 기업 전시관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제품 확인 및 거래도 가능하다. 주최측이 강조한 ‘엄선된 350여개 우수기업’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정도다.

한상과 한국내 기업인들 간에 마련된 1대 1 미팅과 유통 바이어 초청 상담회 등도 만석을 기대했던 주최측의 목표에 크게 못미치는 모습이었다. 상당수의 상담석이 실제 바이어를 만나지 못한 채 남겨져 있었다.

행사 진행과정도 그닥 매끄럽지 않았다. 행사장 곳곳에 늦은 참가 취소로 인해 빈채로 남겨진 부스가 눈에 띄었고, 일부 업체들은 전시 과정에서 서로의 물품이 뒤바뀌는 등의 해프닝으로 제때 전시회를 준비할 수 없었다. 행사 참여 업체에게 지나친 자율권을 준 탓에 막상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주최측이 수습할 수 없는데 따른 부작용 이었다.

한창우 일본 마루한그룹 회장, 승은호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회장, 홍명기 미국 듀라코트 회장 등이 참석한 ‘리딩 CEO 포럼’과 김한신 미국 KL&Kim 대표변호사 등이 참여한 ‘영리더 포럼’은 그나마 높은 호응을 보였지만 실제 이들은 이미 이런 대회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어 좀더 새로운 인물을 발굴했으면 어땠는가 하는 의견이 높았다.

개막식 당일 행사를 찾은 3명의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 후보들이 실제 참가자 격려나 경제 시찰보다는 선거를 앞두고 일종의 선거 운동으로 활용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행사에 참여했던 모 관계자는 “해외 한상들과의 온오프라인의 만남에서 계약에 이르기까지 일괄과정에 대한 감사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 대국의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나 자본 투자그룹과의 연대 모색 등이 이뤄진다면 한상은 앞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많다”고 충고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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