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도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 필요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 기조로 미국 은행권의 수익성 회복이 위협 받고 있는 가운데, 한인은행들도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해 이러한 수익성 저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대출 수익성의 주요 가늠자인 순이자마진(예대마진)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며 은행권의 회복세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어려움은 초저금리와 반복적인 채권 매입을 통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기부양책이 보여주는 이면이라는 지적이다.
미 국채금리는 지난 7월에 1.43%를 나타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였다. 이로인해 은행권의 대출 금리도 낮아지면서 기본 수익원인 순이자마진폭도 당연히 줄어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은행들은 기존 영업 방식을 바꾸는 자구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동시에 금융서비스에 대한 높은 비용으로 더 많은 미국인들이 금융시스템 밖으로 내몰려 은행권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주 샌 안셀모의 조사업체 마켓레이츠인사이트의 댄 겔러 부사장은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은행산업의 수익 구조가 예금과 대출이 아닌, 서비스와 대출 위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연준은 초저금리를 업고 기업 및 가계 대출이 늘면서 경제 성장과 고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모기지 차환이 활기를 띠고 모기지시장의 약 44%를 차지하는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의 수수료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의 이같은 조치는 정부 규제와 수수료 인상에 대한 반발 여론을 키우고 있고, 여신 부문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 은행권 전반에 ‘축복’이 아닌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는 전했다.
ENB파이낸셜의 스콧 리드 재무담당 최고책임자는 “연준이 현행 정책 기조를 좀 더 오래 지속할수록 은행권에는 타격이 더 커질 것”이라며 “고통스러운 상황”이라고까지 불만을 터뜨렸다.
은행의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는 한인은행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출 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주류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순이자마진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은행들의 경우, BBCN뱅크는 순이자마진이 3분기에 4.79%를 나타냈다. 이는 2분기 5.02%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한미은행도 2분기 3.84%에서 3분기에는 3.69%로 떨어졌다. 윌셔은행은 4.13%에서 4.35%로 다소 개선됐지만 올해 9개월동안의 순이자마진은 오히려 4.19%로 전년도 같은기간의 4.39%보다 처진다.
이와 함께 한인은행권에서는 신규대출에 대한 이자율 경쟁이 치열해 이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분간 부진한 은행 수익으로 대형은행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업계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중소 은행권의 신기술과 주간(interstate) 지점에 대한 느슨한 규제를 활용한 활로 모색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인은행권은 어떤 활로가 모색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