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진짜 부자들 어디에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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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일대의 부호들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나 새로운 둥지로 이동하고 있다.

베버리힐스, 벨에어, 그리고 맬리부 등 전형적인 부촌에 거주하던 이들 부호들은 과연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베버리힐스 90210 등 인기 쇼를 제작했던 TV프로듀서 애런 스펠링의 미망인 캔디 스펠링. 그녀는 최근 리스팅 가격 1억5000만달러로 한때 미 최고가 주택이었던 ‘스펠링 맨션’을 떠나 웨스트 LA 센트리 시티 소재 럭셔리 콘도인 ‘센츄리’에 몸을 뉘었다. 그녀가 지급한 4700만달러 (최종가 3480만달러로 인하)는 LA 콘도매매 역사상 최고가 였다.

전형적인 엠티네스(장성한 자녀를 떠나보낸 중노년의 부유층 부모를 뜻하는 말)인 그녀는 좀더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 과감히 공간의 여유로움을 버렸다. UCLA 앤더슨 스쿨의 폴 하비비 교수는 “부유층의 생활 패턴이 변하고 있다”며 “대저택에서 부를 과시하기 보다는 세계 여러 도시를 유람하며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트랜드화 되면서 대저택 보다는 관리가 쉽고 생활 편의성이 좋은 럭셔리 콘도를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7성급 호텔 수준의 컨시어지 서비스와 각종 편의시설을 경험해 본 부유층들이 ‘하이라이즈는 졸부들의 것’이라는 기존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LA 최고의 귀부인인 그녀가 센츄리로 들어서면서 LA 부유층들 사이에는 일대 지각변동이 일었다. 인기오디션프로 ‘엑스팩터’의 심사위원 폴라 압둘과셰릴 콜, 유명 여배우 엘리자베스 버클리와 남편 그렉 로렌(랄프 로렌의 조카) 부부 등 유명 스타가 속속 센츄리로 모여 들었다. 이란인 사업가이자 퀄컴의 공동 창업주인 거부 유네스 나자리안과 스타셰프 노부 마츠히사 등도 곧 그녀의 이웃이 됐다. 센츄리 주민 치고 TV에서 못 본 사람이 없다는 말은 이 콘도의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센츄리가 인기를 모으면서 칼라일 웨스트 우드, LA 리츠칼튼 레지던스, 몽테뉴, 베벌리웨스트 등 고층 럭셔리콘도들이 속속 문을 열었고, 토크쇼 호스트 레리 킹,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 등이 이들 콘도의 주민이 됐다. 부동산 업자들은 최근 LA의 최고 부호들 사이에는 럭셔리 콘도가 없으면 진짜 부자가 아니다는 말이 떠도는 정도라고 전했다.

현재 LA에는 이들 부유층들의 요구를 충족할 만한 럭셔리 콘도가 겨우 1000채 수준으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넘치다 보니 매물을 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이런 과열 경쟁은 곧 이들 콘도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럭셔리 콘도의 인기는 부유층의 판도 변화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유층의 전체적 다운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비록 대저택을 떠나지만 편한 환경에서 체면도 세울 수 있는 럭셔리 콘도를 구입하려는 다운 그레이더 부호들이 많아졌다는 평가다.

투자 목적도 LA 럭셔리 콘도에 부호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비록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아직도 LA 지역 럭셔리 콘도는 뉴욕 맨해튼이나 프랑스 파리, 그리고 영국 런던 등의 호화 콘도에 비해 저가다. 실제 맨해튼의 고급 콘도의 경우 1억달러를 넘는 콘도가 상당수다. 향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럭셔리 콘도 거주가 확고한 트랜드가 되면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는게 이들 부호층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미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라 밀려드는 해외 자산가들도 럭셔리 콘도의 인기몰이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 부호들은 실제 미국에 거주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당연히 관리가 편한 콘도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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