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엘 로얄’ 화려한 옛시절 되찾을까?

 
유명 작가 윌리엄 포크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명배우 클라크 게이블. 코미디 스타 벤 스틸러와 킬 빌의 액션 스타 우마 서먼.

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LA 행콕파크의 랜드마크인 엘 로얄 아파트를 거쳐갔다는 것이다.

엘 로얄은 지난 1929년 파라마운트 영화사 직원을 위한 거주 공간으로 지어졌다. 아르데코풍과 스페인/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을

조화시킨 유려한 디자인은 샤또 마몽호텔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윌리엄 더글라스 리의 장인정신이 배어 있다.

건물이 완공된 이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입주를 원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엘 로얄은 옛 영광을 잃어 갔다.

건물주 마사 스코트가 3년전 사망하고 수십년동안 건물 매니저로 자리를 지킨 샌디 그리핀마저 은퇴하며 엘 로얄이 자랑하던 가족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깨졌다. 또 노쇠한 건물 관리가 소홀해 지면서 불편이 잦아 졌고 직원수도 줄었다. 당연히 입주 희망자의 수요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엘 로얄을 떠난 주민들은 “그간 엘 로얄이라는 이름값과 소유주와의 친분때문에 불편을 감수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의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유명인들 중 다수가 다른 곳으로 떠나기 시작했고 스코트의 유족들은 지난 여름 가족들의 추억이 가득한 엘 로얄을 처분키로 결정했다.

엘 로얄이 매물로 나오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굴지의 투자자 30여명이 구매를 희망했다. 그리고 엘 로얄의 인수에 성공한 것은 빌딩업체 소유주인 캄란 하킴과 부동산 전문변호사 파하드 에샤그포르였다. 이들은 현금 2950만 달러에 계약 중도 파기시에도 400만달러 보장이라는 조건을 내세워 낙찰에 성공했다.

일부에서는 요즘 트랜드와 다르고 노후된 아파트임을 고려할 때 지나친 금액이라고 지적하지만 하킨 사장은 “엘 로얄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며 매각의사가 없다는 입장과 함께 원형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리모델링을 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장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전체 56세대 중 46세대에 시 규정 임대료 인상제한(연 3~8%)이 적용돼 시설 개선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강조하고 있다.
 
최한승기자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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