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숨 고르는 시간” 공직 떠난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

떠나는 강석희
어바인 시의회에서 강석희 전 시장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부단히 달려온 8년,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으로 삼겠다”

지난 10일 4년간의 시장직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온 강석호 전 어바인 시장을 만났다. 11월 선거에서 연방하원 도전에 고배를 마신 후 최초의 언론 인터뷰다. 정계 입문 후 최초의 패배,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어바인의 시장으로 4년을 보낸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2004년 어바인 시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그의 일터는 오로지 어바인 시청, 어느덧 8년 세월이다. 달려온 시간들에 대한 감회와 정들었던 직원들과의 이별이 가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지만 후회는 없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만큼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가장 안전한 도시, 교육 도시, 계획도시의 롤모델… 임기 기간 중 어바인이 얻은 명예로운 타이틀이다.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어떠한 불미스러운 일 없이 깨끗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2008년, 당시 강석희 시의원의 시장직 당선은 세간의 화제였다. 오랜 공화당 텃밭인 어바인에서, 보수파 백인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된 세일즈 맨 출신의 한국인 시장은 미주 한인들은 물론 한국에까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2년 후 재임에도 승리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리고 도전했던 것이 지난 11월 연방하원의원직이었다.

“결과면에서는 실패였지만 의미있는 도전이었다. 자금력과 인력 동원에서 여러가지로 불리한 싸움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도전은 민주당과 한인들의 염원이 담긴 바램이었고 나는 내 자리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만큼 후회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첫 낙선의 경험인 만큼 아프기도 하다. 이 또한 내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한다”

비록 연방하원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시장직에 대한 평가는 묵직하다. 지난달 27일 시청에서 있었던 송별식에서 그는 전 시의회 임원들로부터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다. 지난 4년 간 어바인시의 꾸준한 경제성장은 그의 성공적인 시정을 말해주고 있다. 부동산 경기, 인구유입율, 시장규모는 흔들림 없이 성장했고 어떤 소셜서비스로 중단되지 않았다. 교육시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정도로 교육구에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해 6백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앞장섰다.

무엇보다 어바인의 대중교통 수단인 ‘I-셔틀’의 운영자금 1억2천만 달러를 주정부로부터 받아낸 것은 강석희 전 시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38년 간 운영할 수 있는 액수다.

어바인 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인 정치인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어바인의 놀라운 한인 인구 유입과 한인 상권의 발달도 강석희 전 시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강석희 전 시장은 “내가 LA폭동을 보며 정치인의 꿈을 꾸었던 것처럼, 현재 세상의 부조리를 보며 정치를 꿈꾸는 한인 젊은이들을 위한 멘토역할을 해주고 싶다”며 “경쟁력 있는 한인 젊은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지지자들도 보다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서포트를 통해 자신들의 지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며 한인 정치력 향상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물었다.

“일단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 내 자리에서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생기게 마련이다”

2008년 시장에 당선된 직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도 그는 지금과 똑같은 말을 했었다.

‘가전제품 세일즈 맨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었다. 최선을 다하면 기회는 온다 ‘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새로운 자리에서 다시 최선을 다할 그에게 그 어느때보다 큰 지지의 박수를 보낸다.

하혜연 기자

<사진>

어바인 시의회에서 강석희 전 시장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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