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 개발 트렌드 ‘신축’으로 선회

건물리노베이션
LA 다운타운에서 재건축 중인 건물,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투자 비용이 지나치게 상승했다는 평가다.
LA 다운타운의 개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기존 빌딩의 재개발에서 신축 개발로 선회하고 있다.

LA시 정부는 지난 1999년 다운타운 개발 활성화를 위해 소위 ‘랜드마크 법’을 통과시켰다. 기존 건물에 대한 재개발 조건을 완화해 20세기 초중반 건축된 낙후 건물의 리노베이션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차이나타운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차이나 타운 게이트 웨이’프로젝트나, 8가&호프 프로젝트도 등이 바로 이런 랜드마크 법을 활용해 재건축에 나선 경우다.

하지만 최근 다운타운에서는 이런 기존 건물의 재개발보다는 신규 건물 건축을 위한 부지를 찾거나 철거 가능 건물을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눈에 띠게 늘었다. 기존 건물을 재개발하려면 건물 신축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며 기존 건물의 가격은 자고 일어나기만 해도 오르는 추세인데, 이제 그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각종 인허가(퍼밋) 신청과 재건축을 위한 설계·공사 비용 그리고 기존 건물에서 나오는 오폐물 처리도 신축 개발 때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다운타운의 부동산 재벌로 꼽히는 톰 길모어는 “한때 300만달러면 사던 건물이 이제는 2000만 달러가 됐다”며 “이런 건물을 재건축 하는 것보다는 다시 건축하는게 더 싸게 먹히는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005년 부터 재개발이 논의되던 브록만 로프트는 개발이 지연되며 총 투자 비용이 기존 1600만 달러에서 최종 4000만 달러로 크게 올랐다.

지난해 재건축이 결정된 그레더&그레더 빌딩이나 8가&올리브 빌딩도 기존 리스팅 가격인 스퀘어 피트 각각 55달러, 116달러에서 크게 오른 860만 달러와, 1390만 달러에 팔렸다. 여기에 재개발 비용을 더하면 최종 투자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당연히 기대 마진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건축업자들은 “신규 건물은 모든 상황이 통제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변화를 주기 쉬운데 기존 건물은 이것이 어렵다”며 “대출을 위한 가격 감정에서도 건물주와 바이어간의 시각차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낙후되거나 이미 유령 건물이 된 빌딩들을 사들이거나 주차장 혹은 공터를 매입,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투자자가 많다”며 “단 신규 투자를 위한 부지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건축에 대한 소요 비용이 급격히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다운타운이 속한 제14지구의 호세 후이자 시의원은 최근 ‘랜드마크 법’과 유사한 조례안을 통과시켜 신규건축을 유도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 조례안의 정확한 상정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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