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주들은 상당한 랠리를 펼쳤고 올해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0월 당시 최고점과는 아직 차이가 많이 난다.
자산기준 미국 3위 은행인 씨티그룹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한때 1달러대에 머물며 최고점 대비 91%까지 주가가 내려가기도 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씨티그룹은 2011년 3월에는 주식병합까지 단행하는 등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 비용을 절감하고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며 최고경영자(CEO)까지 교체했다. 씨티의 현재 주가는 47.60달러달러로 2007년 최고가인 55달러대에와는 아직 좀 차이가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굴곡이 많은 시기를 거쳐 지난해 모기지 관련 제소들을 해결하며 주가가 상승했다. 수익성 높은 새로운 BOA를 만들기 위한 대대적 구조조정도 반가량 진행됐다. 이 두 요소는 BOA의 주가를 지난해 많이 끌어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2007년 고점 대비로는 75% 낮은 수준이다.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주가 역시 기업 인수합병, 인수 활동 감소로 2007년 고점에서 멀어져있다. 두 은행 주가는 각각 고점 대비 60%, 30% 하락한 수준이다.
2007년 이후에도 유일하게 선전한 은행은 JP모건이다. JP모건은 2008년 3월 베어스턴스를 베어스턴스의 뉴욕 본사 가격보다도 적은 값에 인수했고 그해 말엔 워싱턴뮤추얼을 샀다. 천문학적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일으켰던 이른바 ‘런던 고래’ 사건으로 2012년 중순 주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JP모건의 주가는 그 때 이후로도 50% 뛰었고 현재 2007년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인은행의 경우 BBCN뱅크는 현재 지난해부터 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그 곡선이 완만하다. 11일 현재 주가는 13.39달러인데 이는 2007년(당시 나라은행) 최고점이 20달러대 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7달러가량 차이가 있다. 올들어 한인은행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한미은행의 경우 11일 15.64달러인데 이는 주식병합 이전으로는 따지면 1.96달러다. 이 수치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초반에 20달러대를 기록했던 것과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인다. 윌셔은행의 경우도 현재 주가는 금융위기 전 보다 12달러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이처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은행주들이 고전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감독기능과 수익성이 이전만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에 일부에서는 이같은 더딘 회복세는 아직도 금융주들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긍정적으로도 풀이하고 있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