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M&A추진 원점으로

한미은행
한미은행이 추진하던 인수합병(M&A)이 현재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앞으로의 전개 방향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미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윌셔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한 끝에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1월9일 한미은행은 인수합병을 위한 재정컨설팅업체로 델모건사를 선정하고 인수합병 또는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후 두달이 지났지만 어떤 진전도 없이 시간만 흘렀고 이제는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모든 협상은 다시 처음으로 = 분주하게 돌아가던 지난해말 올초 와는 달리 현재 한미은행의 인수합병건은 아주 조용한 상황이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은행권에서는 보고 있다.
 
9일 블룸버그 통신도 한미의 인수합병건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한미은행과 윌셔은행은 합병을 두고 심도있게 논의를 했고 거의 합의에 도달했으나 막판 마무리 작업에서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무산됐다.
 
BBCN의 경우 윌셔 만큼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BBCN은 올들어 퍼시픽인터내셔널뱅크의 인수 마무리와 공석인 행장 선임 과제 등 해결해야 할 것이 많아 상대적으로 한미와의 협상은 우선권을 가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우려했던 주가 급락 나타나 = 지난 1월9일 인수합병 추진 발표후 한미의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다른 은행들의 주가 주춤할 때도 한미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계속 그렸고 이 기간 거의 9%에 가까운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인수합병이 잘 풀리지 않아 장기화되거나 무산이 될 경우 주가 하락폭이 클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 제기됐다.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9일 블룸버그가 한미은행의 인수합병건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간 뒤 첫장인 11일 한미의 주가는 폭락했다. 지난 8일 16.69달러를 기록했던 한미의 주가는 11일에 무려 6.29%(1.05달러)나 하락해 15.64달러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종목 중 이날 낙폭이 5번째로 컸으며 거래량은 무려 81만3212주로 최근 3개월 평균 23만주에 거의 3.5배나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앞으로 한미의 향방은 = 앞으로 한미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예측이 힘든 상황이다. 블룸버그도 한미가 다른 은행의 인수에 나설 지, 독자생존으로 갈 지, 다른 인수합병 대상을 찾아나설 지, 아니면 윌셔나 BBCN과의 인수합병을 재추진할지 모르는 상황이며 이러한 옵션들을 두고 한미가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미의 주가 계속 오른 것은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일 지 모르지만 인수합병에는 그만큼 인수자 부담해야 할 가격이 오른 것이어서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 인수합병 대상과 다시 논의를 한다고 해도 그 대상들이 현재 높아진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한미 입장에서는 재추진시 오른 가격을 무시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대형기관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는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만 이미 우리금융의 인수 추진 때 나타난 것 같이 외국자본 유입에는 여러 걸림돌이 있어 이 역시 쉬운 선택은 아니다.

인수합병 없이 독자생존으로 가는 경우는 다시 인수합병 추진을 접겠다고 발표해야 한다. 한미는 이전에 우리금융과의 인수 추진을 접었고 증자 추진을 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따라서 또한번 추진 중단을 발표하면서 잃는 신용은 은행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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