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부채 있으면 집 안사

“학자금 대출 갚느라 바빠서, 모기지는 그림의 떡”

뉴욕 연준은 최근 학자금 부채와 주택 구입 시기의 연관성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학자금 부채가 있는 사람(연령 30세 가량의 대졸자 기준)이 주택을 구입하는 비율은 10년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이는 학자금 부채 여부를 가진 사람의 모기지 대출이 오히려 학자금 부채가 없는 사람에 비해 많았던 이전 트랜드에 비하면 180도 달라진 결과다.

뉴욕연준은 “이와 같은 모기지 대출 감소는 10여년 전에 비해 현격히 높아진 실업률이 주 원인이다”며 “지난 2012년을 기준으로 학자금 부채 소유자의 주택 구입률이 비 소유자에 보다 2% 낮아졌고 앞으로도 이런 트랜드는 상당기간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조사는 미국인들이 경기 침체에 따른 교훈으로 추가 부채를 짊어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함을 보여준다”며 “물론 학자금 부채가 없는 사람의 주택 구입 비율도 10년전에 비해 5% 포인트 가량 떨어졌지만 이들은 상대적으로 학자금 부채 소유자보다 주택을 구입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난에 따라 급감한 교육예산에 따라 각 대학의 학비가 크게 오르면서 학자금 부채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 2012년 9660억달러를 돌파한 학자금 부채는 이미 미국인들의 크레딧 카드 부채 총액을 넘어선지 오래다. 실제 지난 2003년 개인당 1만649달러였던 학자금 부채는 2012년에는 개인당 2만326달러까지 치솟았고 학자금 부채 소유자도 10년 사이 18%포인트 이상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계속된 경제난으로 대졸자들이 부채의 무서움을 깨닫게 되면서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모든 부분의 소비를 억제하는 것이 일상화 됐다. 캥거루족(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젊은층을 의미)이나 렌트족이 늘고 차량과 물건을 나눠쓰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다 이런 소비 억제 트랜드의 연장선이다”며 “이로 인해 빚은 줄 수 있지만 소비 또한 감소하기 때문에 경제 활성화의 측면에서는 그리 좋지못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학자금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크레딧이 망가지기 때문에 최근 급격히 강화되고 있는 융자기준을 충족하기가 더욱 어려워져 주택 구입을 늦추게 된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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