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학습 열풍..OC에 뜨는 동호인 클래스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의 한 주택가. 매일 오전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바로 오렌지카운티 최고의 파워블로그 ‘미쉘의 요리이야기’의 주인공 미쉘 조씨의 ‘스윗 홈’인 동시에 요리클래스가 열리는 곳이다. 함께 모여 요리도 배우고 점심도 먹고 투고(To Go)도 하고. 일석 삼조다.

세리토스의 또 다른 가정집에서는 주부들이 S라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마음 맞는 동네 엄마들이 모여 전문 웨이트 트레이너를 초빙했다. 혼자서는 시간도 비용도 부담이지만 다섯명이 함께 모이니 경제적이고 효과도 만점이다.

다양한 소그룹 프라이빗 레슨이 오렌지카운티 주부들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영어회화와 요리는 기본에 인형만들기, 그림, 사진, 글짓기부터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학원이나 문화센터 등 전문 교육기관은 왠지 부담스럽고 혼사서는 작심삼일이 문제다. OC에서 가장 ‘핫’하기로 소문난 소그룹 프라이빗 레슨을 소개한다.

미쉘의 요리클래스

<주간 루디헤럴드>의 요리칼럼 ‘쉐프 미쉘의 요리조리’를 진행하고 있는 미쉘 조씨는 한국의 대형 프랜차이즈 요식업체에서 메뉴개발 간부로 일했던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I.C.I.F Master Course와 베이징 국제 요리학교를 마치고 워싱턴 DC의 Senate House의 쉐프, LA와 OC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한식당의 메뉴 컨설팅을 담당했던 그녀지만 비즈니스보다 음식만드는 재미가 그리워 소소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비즈니스는 아무래도 이윤을 생각하게 마련이잖아요. 그냥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맛있는 요리만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블로그나 칼럼을 보고 배우고 싶다는 분들이 하나 둘 모이시더라구요.”

미쉘의 요리클래스는 10명 이하의 소수정예로 구성된다. 솜씨 좋은 큰 언니에게 요리를 배우듯 가족적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미쉘 요리클래스의 특징이다.
 
뚝딱뚝딱 만들어 먹는 ‘이지쿠킹’은 물론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맛보던 중식, 일식, 이탈리안 요리까지 음식은 ‘쉽고 편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미쉘쉐프의 요리철학이다.
 
재료나 소스, 양념, 향신료의 다양한 활용법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클래스가 원하면 베트남, 중국 등 타커뮤니티 마켓으로 야외수업을 나가기도 한다. 전공인 이탈리안 요리 클래스와 함께 한식, 중식, 일식, 파티요리 등의 클래스가 있다.

▲문의: 562-896-3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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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요리클래스 수강생들이 완성요리를 촬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발도르프 인형(토이) 클래스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딸랑이를 만드는 엄마, 손녀를 위한 인형을 만드는 할머니, 남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 스웨터를 짜는 아내.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한땀 한땀 바느질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발도르프 인형(올게닉 재료만을 사용하는 독일의 수제인형) 작가인 로라 조씨의 부에나 팍 ‘인형공방’은 그야말로 열린 공간이다.
 
퀼트, 뜨개질, 수제인형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찾아 와 정보를 나눌 수 있다. 난생 처음 바늘과 실을 꿰어보는 초보부터 강사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프로까지 한 테이블에 둘어 앉아 가르쳐 주고 도와주며 각자의 작품을 완성해 간다.

“처음 바느질을 하시는 분이라도 한달이면 두서너 작품씩은 만들어 가신다. 발도르프 인형은 특유의 부드럽고 동화적인 느낌 때문에 어린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 인기가 좋다. 천연 유기농 원단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기들이 물고 빨아도 안심이다.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인형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눈에 띄는 간판 하나 없지만 어바인, 버뱅크 등 남가주 인근지역은 물론 멀리 오리건주에서 수강생이 찾아올 정도로 이름 높은 곳이다. 아이들이 인형극을 하고 놀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인형과 아기자기한 수제 소품들이 많아 흥미롭다.발도르프 인형반, 임산부반, 뜨개질 반, 퀼트반 등 다양한 클래스가 있어 언제든지 합류할 수 있다. ▲문의: 213-820-7838 (7342 Orangethorpe Ave. Buena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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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 인형 기초반의 작품
수채화, 유화 클래스

홍익대학교 미대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와 이화여대에 출강한 손철호 화백(OC한인미술가협회 회장)의 부에나팍 작업실에는 잊었던 꿈을 그리고 있는 이들이 함께 하고 있다.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루지 못하고 마음 속에 숨겨놓았던 꿈을 다시 꺼낸 것 같아서 행복하다.”

유치원 원장으로 원생들에게 읽어줄 동화 삽화를 그리고 있는 조이 안씨의 말이다.

손철호 화백은 지난 2009년 한미가정상담소에서 아트클래스 강사를 맡으며 의외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한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작업실을 그림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오픈했다.

“미술학원은 아이들이나 입시생들만 가는 곳으로 알고 배울 곳이 없다고 포기하고 있었다. 화실에서 간간히 그림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기본 스케치부터 수채화 유화등을 지도하고 함께 전시회도 다니며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전하고자 했다.”

벌써 손화백의 지도를 통해 개인전을 한 팔순의 제자까지 두었다. 그룹전을 한 클래스도 있다.

“여성들에게는 허전한 시간이 있다. 쇼핑하고 드라마나 보고 있으면 더욱 마음이 허해지지만 이렇게 무언가 배우고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같이 그림그리며 이야기 나눌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제자들의 붓터치가 즐거워 보인다.▲문의: 714-225-0191(7896 Orangethorpe Ave. Buena Park)

사진 클래스

대한민국 국전 사진부문 대통령상이라는 걸출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진작가 이 천(미주 사진작가협회 회장)씨의 클래스 또한 LA와 OC지역에서는 제법 전통있고 알려진 문화강좌이다.
 
사진 구도, 촬영법, 간단한 보정술까지 배울 수 있고 사진협회 회원들과 함께 정기출사도 나갈 수 있어 캘리포니아의 숨은 명소를 두루 둘러볼 수 있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이 천 작가는 “아이들과 가족 사진을 좀더 프로페셔널하게 찍고 소장하고 싶어하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도나 사진을 찍는 나의 위치등 기본적인 것만 배워도 사진이 훨씬 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친구들이나 마음맞는 사람들끼리 소그룹을 만들어 새로운 클래스를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다.

▲문의: : (213) 222-5507 (sajinusa@gmail.com/ www.saj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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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호 화백과 그림삼매경에 빠진 주부 수강생들


웨이트 트레이닝 & 몸짱 만들기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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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트레이너 크리스틴 이씨가 세리토스 주부 클래스에서 수강생의 자세를 교정하고 있다
세리토스에 살고 있는 주부 윤모씨(41)는 일주일에 두 차례 집에서 개인 트레이너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는다. 국제 자격증까지 있는 전문 트레이너를 집으로 초빙하는데 드는 비용은 혼자서 감당하기엔 부담스럽지만 친한 엄마들 5명이 함께 하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나 경제적이다.

대형 휘트니스 클럽을 회원으로도 운동을 시작해 봤지만 작심삼일, 흐지부지 회원비만 날린 경험이 있는 터에 집에서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클래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직접 부위 하나하나, 근육 하나하나을 짚어가며 트레이닝 해주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세가 아름다워 지고 확실한 운동효과를 보고있어서 엄마들도 놀라고 있다”

체중이 주는 것보다 지방을 없애고 쳐진 살들을 정리해 예쁜 라인을 만드는 것이 한국 여성들이 좋아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라고 설명하는 크리스틴 이 강사는 불과 4년 전만해도 복부비만과 늘어진 얼굴살로 고민하던 보통 주부였다.
 
다부진 각오로 ‘NSCA(국제 퍼스널 트레이너 자격증)’을 획득하고 현재 퍼스널 전문 트레이너로 자리잡은 그녀는 자신의 예전 사진을 보여주며 일상에 지쳐 주저앉아 있는 주부들을 독려한다.

“외모는 물론 성격과 얼굴 표정까지 바뀌는 것을 본다. 낯선 미국생활이 엄마들에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지 모른다. 자신의 건강과 몸을 챙기는 것이 가족을 위하는 것이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10분만에 온 몸이 땀으로 젖는 주부들. 거창한 운동기구들도 필요없다. 그저 편한 운동화에 매트, 물 한병이면 족하다. 한달이면 라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수 있다고.
▲문의: 714-501-6987 (osoleantrainer@yahoo.com)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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