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N 새 행장체제..한인은행권 인력재편 예고?


 
BBCN뱅크가 공석이던 행장(CEO) 자리를 민수봉 전 윌셔은행장(사진)으로 채운 데 따라 한인은행권의 간부급 인력 이동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BBCN 이사진이 안팎의 여러 부정적인 의견을 물리치고 팔순을 바라보는 노령의 민 행장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나라-중앙 통합 이후 추진하지 못한 구조 조정을 실행해야 한다는 과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임 앨빈 강 행장이 임기 만료를 5개월여나 남기고 사임한 것은 통합 뱅크의 최우선적인 조치인 구조조정에 손을 대지 못한 탓과 무관하지 않다.
 
신임 민 행장은 통합은행의 전신인 나라 또는 중앙 어느 쪽 출신과도 인적 관계에서 중립적이어서 인력의 효율적인 재편을 위한 구조 조정의 결단을 실행하기가 한결 자유로운 편이다.

BBCN 내부의 인력조정 과정에서 뜻을 같이 하지 못하는 일부 간부급 임직원의 이탈이 예상될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외부 영입 또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무엇보다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터에 민 행장으로서는 ‘내 사람’이 필요하다.
 
내부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외부에서 데려오는 사례가 더 많았음은 은행장들의 이동 때마다 겪은 일이다.

이와 관련,주목되는 것은 민 행장 선임 결정 과정에서 이사진이 바니 이, 김규성 두 전무의 보직에 ‘수석’ 타이틀을 달아준 승진인사 발령이다. 두 전무는 행장 선임 기간 중 내부인사 가운데 CEO승진 후보에 올랐던 인물들인데다 구세대인 민 행장의 영입을 내심 반대했던 간부들로 알려진다.
 
구조조정 작업은 어차피 어느 한편의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다. 구조조정 대상을 선별할 때 민 행장은 이들 수석 전무들의 의견에 절대적으로 기댈 수 밖에 없다. 다른 말로 하면 이들 수석전무들이 비협조적일 때 민 행장체제의 안착은 기대하기 어렵다.

전무 직책에 새삼스럽게 수석이란 승진타이틀을 붙인 것은 이사진이 이들 두 전무에게 신임 행장을 잘 보필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간간부들의 이탈 등 내부 동요를 다스리라는 책무가 ‘수석’이라는 일계급 특진의 숨은 뜻인 셈이다.
 
과연 두 수석전무의 마음이 이사진의 의도대로 움직일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 민 행장으로서는 두 수석전무의 마음을 사로잡을 모종의 역량을 발휘할 때 리더십이 스며들 수 있는 셈이다. 그 결과에 따라 전체 한인은행권의 인력이동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새 행장과 수석 전무들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게 주목되는 이유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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