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분양 계약 위반 논란에 휘말려 법정 증언대에 서게 됐다.
시카고트리뷴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009년 완공된 ‘시카고 트럼프 타워’(Trump International Hotel & Tower, Chicago) 의 투자자가 제기한 소송의 피고 자격으로 오는 13일 시카고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타워의 투자자인 재클린 골드버그는 호텔 분양 계약 위반 및 사기 혐의로 트럼프 타워 측을 고발했다. 골드버그는 소장에서 “호텔 객실 2실을 분양받기로 하고 보증금을 납입한 이후 트럼프 타워 측이 임의로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타워는 당초 객실을 분양받는 투자자들과 호텔 수익금 일부를 나누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추후 이를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총 92층, 높이 423m의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 트럼프 타워는 시카고 ‘윌리스 타워’(Willis Tower, 구 시어스타워)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빌딩이다.시카고 강과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는 미시간 애버뉴가 만나는 도심 번화가에 있으며 14층부터 27층 사이에 339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이 입주해있다.골드버그는 “트럼프 타워가 호텔 연회장이나 대형 회의장 대여 등을 통해 얻는 수익이 매년 5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들었다”며 “호텔 객실 2실 분양 보증금으로 51만6000 달러를 불입했다. 수익 공유 플랜과 투자 인센티브 약속이 마음에 들어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려 한 것이지만 트럼프 타워 측이 조건을 변경한 후 매입 의사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골드버그는 현재 보증금 원금 반환 및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투자그룹 ‘The Trump Organization’의 고문 변호사인 앨런 가튼을 통해 “법정에서 트럼프 타워 측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튼은 트럼프 회장이 트럼프 타워 분양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직접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타워 측은 “이번 소송은 전형적인 ‘구매자 후회’(buyer’s remorse)의 사례다”며 “골드버그는 애초 주거용 오피스텔 1채와 호텔 2실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가 호텔 분양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구매자 후회란 고가의 물건을 구입했거나 거액을 투자한 경우 선택이 잘못됐을까봐 느끼는 두려움, 과분한 구매에 대한 죄책감, 매도인으로부터 너무 큰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마음 등을 갖게 되는 이른바 ‘인지 부조화’ 현상을 가리킨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