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알리는 리비아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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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였던 어머니(고 김정자씨. 가운데)를 11년 간 간병한 리비아 김씨와 남편 스티브 맬러스키. 힘든 기억보다는 즐겁고 행복했다고 회상한다.<사진제공=리비아 패밀리>

“투병생활이 10년, 20년이 될 수도 있는 파킨슨병은 환자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큰 인내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함께 모여 파킨슨병에 대해 배우고 정보를 나누면 그 짐을 훨씬 덜수 있습니다”

한인 파킨슨 환자 및 간병인 모임인 ‘코리안 아메리칸 파킨슨 서포트 네트웍(KAPSN)’의 코디네이터 리비아 김씨는 LA와 OC지역에서 파킨슨병에 대해 한국어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전문가다.

지난 2002년 어머니의 발병으로 파킨슨병를 처음 접하게 된 그녀는 지난 11년을 파킨슨병과의 전쟁으로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킨슨’이라는 이름의 모든 자료와 세미나, 서포트 그룹 등을 찾아다니며 어머니를 대신해 싸웠다. 2008년부터는 미국내 최대 파킨슨병 재단인 ‘내셔널 파킨스 재단 오렌지카운티 챕터(NPFOCC)’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환자와 가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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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SN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와 가족을 돕고 있는 리디아 김 코디네이터.
2009년 급격히 쇠약해진 어머니를 아예 집으로 모셔와 간병을 시작했고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KAPSN’를 설립했다. 파킨슨을 이기려면 파킨슨을 제대로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 가족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한인 환자와 가족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10월 김씨의 어머니는 10여년의 투병생활 끝에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는 오히려 더욱 절실해졌다.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자료, 각종 의료기관정보를 지금 깜깜한 절망 가운데 있을 환자와 가족에게 전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리비아 김씨의 언니 로사 김씨도 시카고에 있는 ‘파킨슨병 재단(PDF)’에서 일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초기진단이 중요하다. 초기 증상으로 의심되면 즉각 이상건강질환 전문의(Movement Disorder Dr.)를 찾아야 한다. 파킨슨 전문의가 아니면 지나칠 수 있는 증상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들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가까운 지역에 있는 환자, 가족 서포트그룹에 가입하거나 세미나 등에 참석하도록 적극 권한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특정 신경세포들이 감소,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대체로 60세 이후에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으로 분류되지만 약 15%는 50세 이전에도 발병된다.

“미국에는 파킨슨병 환자가 약 150만명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6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한명은 파킨슨병 환자가 될 거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파킨슨 병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완치약도 없는 상태라서 환자와 가족들이 절망하지만 약물, 운동, 마사지, 심리치료 등을 통해 얼마든지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그룹 활동이나 세미나 참여를 권하는 것이다”

리비아 김씨는 한인들이 그룹활동이나 세미나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어머니의 10여년의 투병생활을 내내 함께 할 수 있었고 힘든 가운데서도 서로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와 주위의 격려 덕분이었다. 환자와 함께 숨어계시지 말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손을 내밀어 달라. 또한 뜻있는 분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코리안 아메리칸 파킨슨 서포트 네트웍(KAPSN)

▲정기모임: 340 W. Commonwealth Ave., Fullerton,CA 92832 ▲문의:(714)317-7484 / jliviakim@gmail.com


하혜연 기자







<사진>

1.파킨슨병 환자였던 어머니(고 김정자씨. 중앙)를 11년 간 간병한 리비아 김씨와 남편 스티브 맬러스키. 힘든 기억보다는 즐겁고 행복했다고 회상한다.



2: KAPSN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와 가족을 돕고 있는 리디아 김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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