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판매, 속도는 빠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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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판매 속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지만 그 원인의 기형성은 여전히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부동산중개인연합(NAR)은 최근 지난 4월의 주택 판매 평균 소요 시간이 3월에 비해 16일이나 빨라진 46일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정상치의 기준인 90~120일의 1/3 정도에 불과한 수준으로 부동산 버블이 극에 달했던 지난 2005~2006년 수준을 이미 회복한 것이다.

한인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판매 속도가 빨라진 것은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구매 가능 매물이 워낙 적다보니 시장상황을 관망하던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까지 주택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남가주 일대 한인 선호 지역인 어바인, 세리토스, 토랜스, 행콕파크 등은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대부분 3주안에 소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팅에 나온 주택의 약 80%는 손님에게 보여주기도 전에 이미 에스크로가 열리고 있다는 게 부동산 중개인들의 말이다.

NAR의 수석경제학자 로렌스 윤씨는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려면 신규주택 건축이 지금보다 최소 50%는 증가돼야 한다”라며 “기존주택은 그 수요에 한계가 있어 공급 증대 효과가 미비하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신규주택 공급이 예상만큼 원할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건설업체들은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택지 확보, 대출 그리고 인력 충원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급시기를 맞추기 못하고 있다. 신축 및 재건축(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의미)을 위한 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각 업체들은 이전에 비해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100%이상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대지 확보가 가능하다.

또 드라이월(석고보드), 시멘트, 철강 그리고 원목 등 필수 자재비 또한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뛰어올라 평균 이윤은 오히려 줄었다.여기에 지난 수년간 이어진 불황 탓에 숙련공들이 대거 다른 업종으로 이직해 막상 공사를 수주해도 기술자가 모자라 공사 진척도가 더디다.

톨브라더스 등 대형 건설사 등은 이윤을 맞추기 위해 주택 공급가를 약 5% 정도 인상했지만 가격 인상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임금 등을 감안하면 위험요소가 크다는 것이 건축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 최근 주택 거래 현황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여전히 투자자의 비율이 30% 이상으로 기형적으로 높다, 그에 비해 건강한 시장 형성을 위해 필수적인 재구매자와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중산층의 주택 구매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시장 회복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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