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금종국 행장 내정..발표 왜 늦추나

금종국
퍼스트 캘리포니아 뱅크 금종국 행장. 한미은행의 차기 행장으로 내정돼 있다.
한미은행이 퍼스트 캘리포니아뱅크의 금종국 행장을 유재승 행장 후임으로 내정하고도 선임 발표를 늦추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는 지난 22일 열린 전체 이사회를 통해 금 행장의 차기행장 선임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 이사회가 끝난 뒤 금 행장의 선임사실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불발됐다. 빨라야 다음달에나 선임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금 행장 선임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것은 금 행장이 현재 몸담고 있는 퍼스트캘리포니아뱅크의 매각작업이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한미은행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금 행장은 퍼스트캘리포니아뱅크와 임기가 만료되는 것이 아니라 퍼스트캘리포니아가 다른 은행에 매각돼 행장직에서 물러나는 처지다.
 
퍼스트 캘리포니아뱅크는 지난해 11월 팩웨스트뱅콥이 인수하는 내용에 합의한 데 따라 현재 인수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 인수가 마무리되면 퍼스트 캘리포니아 뱅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금 행장도 물러난다. 인수절차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금 행장의 한미은행장 선임 발표도 늦춰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퍼스트 캘리포니아 뱅크의 행장을 맡고 있는 금 행장이 먼저 계약을 파기하고 행장직에서 물러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또 현재 몸담고 있는 은행이 있는 만큼 한미와 고용 계약서에 사인을 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한미는 팩웨스트의 퍼스트 캘리포니아 인수가 하루라도 빨리 끝나 금 행장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팩웨스트와 퍼스트 캘리포니아 간의 인수는 당초 5월말이면 끝날 것으로 보였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6월말까지 늦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금 행장이 한미와 계약할 수 있는 시기도 그만큼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미 유재승 행장의 임기는 6월 23일까지다. 한미는 팩웨스트의 퍼스트캘리포니아 인수가 유행장의 임기 만료전에 마무리 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행장 이취임에 따른 사령탑 공백을 없애고 싶어하지만 뜻대로 될 지 미지수다.

올해로 36년째 은행경력을 쌓고 있는 금 행장은 9세 때 미국으로 건너온 한인 1.5세다. 1977년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뱅크에서 기업금융 행원으로 은행계에 입문, 이후 콜로라도 내셔널은행에 재직 중 은행장의 추천으로 전문 금융경영인을 양성하는 2년제 스토니에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 지식을 쌓았다.
 
콜로라도 내셔널은행 등 주류 은행의 기업 금융과 신용담당을 거친 뒤 99년 퍼스트캘리포니아뱅크의 행장겸 CEO로 자리잡았다.

행장 취임 당시 퍼스트캘리포니아의 자산은 1억달러 규모로 벤추라카운티내 카마리요시의 커뮤니티 뱅크였다.
 
금 행장이 취임한 뒤 4년만에 자산규모 3억달러, 지점도 2개에서 5개로 늘어났다. 11년만에 자산규모를 14배까지 끌어올리는 등 은행의 성장을 이끌었고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파산한 은행 3곳을 인수하는 등 경영능력을 발휘한 점이 높게 평가돼 한미 이사진의 선택을 받았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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