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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짓기는 했는데…”
9·11 테러로 붕괴된 월드트레이드센터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미 최고층 빌딩 원월드트레이드센터(OWTC)가 세입자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새로 건축된 OWTC가 지난 10일 첨탑 작업까지 마무리돼 입주 준비를 마쳤지만 주변 사무실 빌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때문에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의 벤 카를로스 티핀 애널리스트는 “OWTC의 상징성이 있기는 하지만 짓는데 워낙 엄청난 금액이 투입됐기 때문에 높은 임대료를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실제 OWTC의 사무실 임대료는 스퀘어피트 당 70달러로 인근 사무실 임대료 보다 10달러 이상 비싸다.
금융위기 이전이었다면 입주자를 구하는데 문제가 없었겠지만 경기 침체 이후 각 기업이 절약 모드를 유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위기를 겪기 전인 2007년에 비교해 무려 3만5000명 이상이일자리를 잃은 지금 금융업계는 사무실 규모를 줄이거나 더 싼 사무실을 찾아 맨해튼을 떠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뉴욕대학 부동산전문교육기관의 로렌스 롱구아 부교수는 “뉴욕시의 사무실 임대는 금융업종에 매우 의존적인데 아직도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다”며 “새 건물들이 들어설 때 마다 입주자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IT 기업이나 언론사들이 일부 사무실을 차지한다 해도 주 고객인 금융회사들의 도움 없이는 입주자를 채우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한승 기자